'사령탑 분노' 부르는 체크스윙 판정, 비디오판독으로 개선하나?…KBO 실행위, 연내 시행 논의 >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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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 2025-07-28 06:17

일반기사 '사령탑 분노' 부르는 체크스윙 판정, 비디오판독으로 개선하나?…KBO 실행위, 연내 시행 논의

기사입력 2025-07-16

작성자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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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뉴스 김현기 기자) 올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체크 스윙'의 비디오 판독 대상 조기 추가 여부가 다음 주에 열리는 실행위원회에서 논의된다.

당초 올해 안에 1군에서 시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였으나 현장의 불만이 빗발치는 중이다. 팬들도 '체크 스윙' 판정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면서 2025시즌 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KBO는 이번 달 실행위원회에서 체크 스윙 비디오 판독 도입 시점을 논의하는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올스타전 휴식기 중 KBO리그 10개 구단 사령탑은 감독자 회의를 열었다. 여기서 감독들 대다수가 체크 스윙 비디오 판독 조기 도입에 찬성했다.

현장의 목소리를 확인한 KBO는 단장 모임인 실행위원회에서 도입 시점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일부 감독들은 포스트시즌(PS)에 체크 스윙이 비디오 판독 대상에 포함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체크스윙 논란은 올해 KBO리그 판정 최대 이슈였다. 스트라이크 판정 하나에 승패가 엇갈릴 수도 있다보니 감독들의 항의도 적지 않았다.

지난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삼성-두산 경기가 대표적이다.

7회초 삼성 공격 때 1사 류지혁의 타석에서 처음 논란이 불거졌다. 류지혁은 볼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에서 이영하의 4구 슬라이더에 방망이를 휘두르다가 멈췄다. 3루심은 류지혁의 방망이가 돌아갔다고 판단하면서 삼진을 선언했다.

그러자 박진만 감독은 그라운드에 나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심판진과 이야기를 나누진 않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박 감독은 삼성 수비인 7회말에도 체크스윙 판정 때문에 더그아웃을 뛰쳐나왔다.

배찬승이 선두타자 김재환에게 볼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에서 4구 슬라이더를 던졌다. 김재환은 방망이를 휘두르다가 멈췄다. 이 때 3루심 판정은 노 스윙이었다.

박 감독은 3루심에게 다가가 강하게 불만을 드러냈다. 최일언 수석코치 등 코치들도 박 감독을 말리기 위해 그라운드에 나올 만큼 박 감독이 화를 표출했다.

두산도 지난 6월5일 잠실 KIA전에서 체크 스윙 판정으로 아쉬움을 나타냈다.

4회 1사 2, 3루 기회에서 대타로 나선 김인태가 볼카운트 2B 2S 때 5구째 134km/h 체인지업에 방망이가 나가다가 멈췄다. 이를 지켜본 3루심이 헛스윙 판정을 내려 삼진 아웃이 됐다.

노 스윙 판정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당시 삼진으로 물러난 김인태는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한동안 타석에 멈춰 있었다.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이 그라운드로 나와 구심과 판정에 대한 얘기를 나누다가 다시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는 등 아쉬움을 표출했다.

지난 5월27일 잠실 한화-LG전에선 10개 구단 최고령 감독이자 현재 1위팀 감독인 김경문 한화 감독이 체크 스윙 조기도입 필요성을 역설했다.

당시 한화가 1-2로 끌려가던 7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좌완 김범수가 LG 이영빈을 상대로 1B 2S에서 5구째 134km/h짜리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을 유도하려 했다.

이영빈은 불리한 카운트에서 김범수의 5구째를 참지 못했다. 배트를 돌리기 직전 멈춰세우려 했지만 방망이가 이미 홈 플레이트 위를 지나간 뒤였다. 심판진은 이영빈의 방망이가 돌지 않았다고 판정했다.

하루 뒤 LG와의 리턴 매치를 앞두고 김 감독은 "심판들도 실수를 할 수도 있다. 충분히 이해를 한다"라면서도 "전날 게임은 심판진의 경력을 고려하면 (LG 이영빈의) 배트가 돌아갔을 때 충분히 체크 스윙으로 잡았어야 했다. 이 부분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빨리 실시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시즌 내내 체크 스윙에 대한 불만 혹은 아쉬움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고 KBO가 올해 조기 도입 가능성을 드디어 엿보기 시작했다.

KBO는 조기 도입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거의 마쳤다. 올스타 휴식기 마지막 날인 16일까지 1군 9개 구장에 체크 스윙 비디오 판독을 위한 카메라 설치를 마칠 예정이다.

당초 KBO 실행위원회는 2025년 퓨처스(2군)리그에서 체크 스윙 비디오 판독을 시범 운영하고서 2026년에 1군에 도입하는 방안을 택했다.

하지만, 퓨처스리그 체크 스윙 판정 번복률이 38.3%에 달하는 등 3차례 판정 중 한 차례는 오심이라는 통계가 나오면서, 1군 감독들도 이를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심판들을 위해서라도 체크 스윙 판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는 중이다.

KBO는 지난해 포스트시즌부터 1군 경기를 대상으로 체크 스윙 비디오 판독을 시뮬레이션했고, 올해 퓨처스리그에서는 실제 비디오 판독을 하면서 '1군 정식 도입'을 준비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타자가 투수의 공을 타격하려는 의도로 배트를 휘두르는 동작을 할 때, 그 여세로 인해 배트의 각도가 홈플레이트 앞면과 평행을 이루는 지점 보다 투수 방향으로 넘어갔을 때 심판은 스윙 스트라이크로 판정한다'고 체크 스윙 관련 규정도 명문화했다.

KBO는 제도와 장비를 어느 정도 준비하면서도 성급한 도입이 야기할 혼란도 걱정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을 시작하기 전에는 체크 스윙을 비디오 판독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사진=스포티비 중계화면 / 한국경제뉴스DB / KBO

김현기 기자 spitfire@koreaec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