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여제' 김가영, 8연속 우승 도중 "큐만 5번 바꿨다"니…왜? "득점 한 번, 우승 한 번 더 하는 게 중요치 않아" >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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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 2025-07-28 06:14

일반기사 '당구여제' 김가영, 8연속 우승 도중 "큐만 5번 바꿨다"니…왜? "득점 한 번, 우승 한 번 더…

기사입력 2025-07-23

작성자 김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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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뉴스 김유민 기자) LPBA 통산 우승 1위(15회) 기록을 가진 '당구여제' 김가영(하나카드)이 8연속 우승 기간 큐를 5번이나 바꾼 사연을 공개했다.

김가영은 지난 21일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팀리그 미디어데이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엔 김가영과 하나카드 팀 리더 김병호를 비롯해 다니엘 산체스·김예은(이상 웰컴저축은행), 황득희·한지은(이상 에스와이), 강동궁·강지은(이상 SK렌터카), 조재호·김보미(이상 NH농협카드), 엄상필·서한솔(이상 우리금융캐피탈), 김재근·임정숙(이상 크라운해태), 김준태·박정현(이상 하림), 이충복·이미래(이상 하이원리조트), 최성원·차유람(이상 휴온스) 등 각 팀 리더와 대표 선수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김가영은 이날 "개인전 같은 경우엔 1년에 8~10번 기회가 있는데, 팀리그는 시즌 초반부터 빌드업을 잘해야 마지막 우승컵을 향한 기회가 주어진다"며 "그 여정 자체가 길고 험난하다. 그러나 그런 노력이 하나가 돼서 저 트로피를 가졌을 때 기분을 정말 잊을 수 없다. 올해도 그 기분을 다시 맛보기 위해 그 어떤 노력도 마다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며 팀리그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김가영은 이날 행사 후 본지와 인터뷰에서 지난 '하나카드 PBA-LPBA 챔피언십' 준결승전을 회상하며 "별다른 건 없었다. 경기 내용이 안 좋았고, 그 원인을 몰랐던 점이 가장 답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엔 장비 문제였다고 생각했다. (경기가 끝나고 생각해 보니)문제는 저게 있었다"며 "사실 제가 지난 시즌부터 장비를 여러 번 바꿨다. 그 과정에서 이제 뭔가 문제가 있었나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자세랑 스트로크 같은 걸 바꾸는 과정 중 완벽히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살짝 느낌이 틀어졌던 것이다"고 자신의 패배 원인을 짚었다.

김가영은 지난 2024-2025시즌 3차투어(에스와이 바자르 하노이 오픈)부터 이번 시즌 개막투어(우리금융캐피탈 챔피언십)까지 LPBA 개인전 8연속 우승을 달렸다. 그러나 지난 5일 올 시즌 2차투어 준결승에서 '캄보디아 특급' 스롱 피아비에게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해 연속 우승 기록 연장이 불발됐다. 김가영이 결승 무대를 밟지 못한 것도 지난 2024-2025시즌 2차투어(하나카드 LPBA 챔피언십) 이후 약 1년 만이었다.

김가영은 자신의 지난 패배 원인을 설명하며 "사람들은 8연속 우승 자체를 크게 보시는데, 그동안 제가 바꾼 큐가 5개다"라고 언급했다.

보통 운동선수들은 성적이 잘 나올 때의 장비나 환경을 최대한 오래 유지하려고 하기 마련이다. 그런 것들이 습관처럼 굳어져 이른바 '징크스'가 생기기도 한다.

그런데 왜 김가영은 연속 우승 행진을 달리는 도중에도 끝없이 변화를 시도했을까.

김가영은 "제가 맞는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전 제가 치는 공이 마음에 안 든다"며 "득점은 할 수 있다. 그런데 저는 제가 치고 있는 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되게 광범위한 이야기다. 조금 더 상급자처럼 치고 싶은데, 저는 아직 저점자의 모양새로 공을 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눈앞에 닥친 것만 해결하고 싶지 않다. 그냥 이 공 하나만 더 잘 맞춘다고, 이거 하나만 포지션을 할 수 있다거나 우승을 하나 더 추가한다고 달라질 문제가 아니다"며 "내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게 중요하다. 그러면 몇 개의 우승이 더 따라올지 알 수 없는데, 당장 1승을 연장하는 걸 목표로 했다면 8연속 우승도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라 설명했다.

이날 김가영은 스롱과 라이벌 구도에 관한 질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최근 LPBA에서 눈에 띄는 후배가 있느냐는 질문에도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 다른 선수들과의 비교와 평가 자체를 꺼리는 듯한 모습이었다. 김가영은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 제 입장에서는 (다른 선수들을 의식하면) 자꾸 누군가가 그어놓은 선에 머무르게 된다. 결국 내 한계가 어디인지 모르게 되고 도태된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김가영은 "몇 번의 우승, 몇 개의 타이틀은 저에게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거고 갈 수 있는 곳까지 가볼 거다. 보여드릴 수 있는 최고의 기술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할 테니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펼쳐질 대회에 임하는 각오를 드러냈다.

사진=PBA

김유민 기자 k48944@koreaec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