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매' 맞기도 했지만…마무리 첫 시즌→한화 최연소 20SV 달성 "저 나이에 대단한 거예요" >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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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 2025-07-28 10:53

일반기사 '사랑의 매' 맞기도 했지만…마무리 첫 시즌→한화 최연소 20SV 달성 "저 나이에 대단한 거예요"

기사입력 2025-07-01

작성자 조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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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뉴스 조은혜 기자) "저 나이에 저 정도 하는 건 대단한 거예요."

지난 2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 한화가 5-2로 앞선 9회말 한화의 마무리 김서현이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한유섬과 직구로만 승부한 김서현은 풀카운트 끝에 우전안타를 허용했다. 다음 타자 고명준은 볼카운트 2-2에서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이끌어내고 삼진을 잡았다. 1사 1루.

박성한에게는 잇따라 볼 세개를 내주면서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다. 4구와 5구는 바깥쪽 낮은 코너에 찍히며 스트라이크가 됐지만, 6구 슬라이더가 벗어나며 박성한이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안상현에게 던진 공들마저 스트라이크존 안에 찍히지 않았다. 볼, 볼, 스트라이크, 볼, 볼. 김서현은 안상현에게도 볼넷을 허용하면서 1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남은 아웃카운트는 2개. 이제 결과를 장담할 수 없었다.

하지만 김서현은 대타 오태곤을 상대로 슬라이더 2개로 스트라이크를 잡았고, 파울 후 4구 132km/h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솎아냈다. 이어 조형우에게는 직구 2개로 3루수 땅볼을 이끌어내고 실점 없이 그대로 경기를 끝냈다.

몇 차례 소나기가 지나간 이날 인천의 습도는 90%에 달했다. 김서현은 경기 후 공식 유튜브 '이글스 TV'를 통해 "습한 날에 던진게 처음이라 그런지 적응이 안되는 느낌이 있었다. 안경에 땀도 묻었고, 슬라이더를 던지려고 했을 때도 벌레가 있어서 타임을 많이 불렀다"고 돌아봤다.

우여곡절 끝 달성한 김서현의 시즌 20번째 세이브였다. 김서현과 호흡을 맞춘 포수 이재원은 김서현과의 세리머니를 마친 뒤, 김서현의 모자를 장난스럽게 툭 치며 장난 반, 칭찬 반의 제스처를 취했다.

이재원은 "사랑의 매. 다른 뜻은 없었다"고 웃으면서 "전날 경기를 어렵게 내주면서 무조건 이겨야 하는 상황이었다. 주자가 쌓이길래 올라가서는 편하게 하라고 했고, 끝나고 나서 장난스럽게 정신 차리라는 의미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애정의 회초리 같은 거였지. 서현이도 와서는 웃으면서 '선배님 죄송합니다' 하더라. 그런 날도 있고, 이런 날도 있는 거 아니겠나"라며 미소짓기도 했다.

만 21세 28일의 나이로 달성한 김서현의 20세이브는 한화 구단 최연소 20세이브 기록. 현재까지 패전 한 번, 블론세이브는 두 번밖에 기록하지 않았다.

주로 경기 후반에 나와 마무리 김서현과 자주 배터리를 이루는 이재원은 "스무살 때 난 철 없이 놀고 있었는데, 저 나이에 저 정도 하는 건 대단한 것"이라고 김서현을 치켜세우며 "좋은 공을 던져줘서 내가 더 고맙다"고 덧붙였다.

사진=한국경제뉴스

조은혜 기자 eunhwe@koreaec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