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끝까지 잘 싸웠다…'눈시울 붉힌' 고희진 감독 "우리 선수들 자랑스러워"→김연경 안아줬다 [삼산 현장] > 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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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 2025-07-28 10:15

일반기사 진짜, 끝까지 잘 싸웠다…'눈시울 붉힌' 고희진 감독 "우리 선수들 자랑스러워"→김연경 안아줬다 [삼산 현장…

기사입력 2025-04-09

작성자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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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뉴스 인천, 최원영 기자) 마지막까지 드라마 같은 명승부를 선보였다. 진짜 잘 싸웠다.

정관장은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포스트시즌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5차전 흥국생명과의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3(24-26 24-26 26-24 25-23 13-15)으로 석패했다.

인천서 개최된 1, 2차전서 내리 패했다. 벼랑 끝에 몰린 채 안방 대전으로 향해 3, 4차전 승리를 싹쓸이했다. 시리즈 전적 2승2패,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대망의 5차전에선 1, 2세트를 먼저 내주고도 3, 4세트 승리를 차지하며 끝까지 상대를 물고 늘어졌다. 5세트도 한 치 앞을 알 수 없을 정도로 팽팽했다. 결국 마지막 한 끗이 부족해 우승을 내줬다.

정관장은 이번 챔프전서 2011-2012시즌 이후 무려 13년 만에, 4번째 챔프전 우승을 이루고자 했다. 현대건설과의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가 시작된 3월 25일부터 이날까지 이틀에 한 번씩 경기를 치르며 15일 동안 8경기를 소화하는 강행군이었음에도 투혼을 발휘한 이유다. 염혜선(무릎), 노란(허리) 등 부상선수들도 끝까지 코트를 지켰다. 그러나 아쉽게 준우승을 기록했다.



이번 5차전에선 세터 염혜선-아웃사이드 히터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미들블로커 정호영-아포짓 스파이커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아웃사이드 히터 표승주-미들블로커 박은진-리베로 노란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이날 주포 메가가 블로킹 2개, 서브 1개를 묶어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37득점(공격성공률 39.53%)을 터트렸다. 부키리치가 서브 2개, 블로킹 1개를 얹어 19득점(공격성공률 30.77%), 정호영이 블로킹 2개 포함 16득점(공격성공률 60.87%), 표승주가 블로킹 1개를 얹어 14득점(공격성공률 43.33%)을 지원했다.

경기 후 인터뷰실에 들어온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눈시울이 붉어진 상태였다. 고 감독은 "짧게 한 말씀만 드리겠다"며 목소리를 다듬었다.

고 감독은 "흥국생명 선수들 정말 축하드린다. 김연경 선수도 한국 복귀 이후 기다린 순간일 텐데 마지막에 (13-12에서) 몸을 던진 그 수비 하나가 우승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며 "그만큼 김연경 선수가 우승이 간절했다고 생각한다. 그 디그가 아니었다면 경기는 (어떻게 될지) 몰랐을 것이다. 김연경 선수 대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흥국생명 선수들 축하드리고 싶고, 수고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그리고 제일 자랑스러운 우리 선수들, 5차전까지 끌고 온 것도 대단하다. 이런 명승부를 만들어 준 우리 선수들이 더 자랑스럽고,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 감독은 일어나 허리 숙여 인사한 뒤 인터뷰실을 빠져나갔다.

이날 경기 전 고 감독은 선수로서 마지막 경기를 치르는 흥국생명 김연경에 관해 "신인 때부터 계속 봐왔고 정말 대단한 선수였다. 앞으로 다시 나오기 힘든, 한국 배구의 아이콘이다"며 "한국 스포츠계에서도 내로라하는 선수라 생각한다. 한국 배구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데도 가장 큰 힘을 썼다. 배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박수쳐 주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너무, 너무,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 이번 경기 끝나고 결과에 상관없이 따뜻하게 한번 안아주고 싶다"며 진심을 전했다.

고 감독은 실제로 시상식에서 우승팀 수상을 준비 중인 흥국생명 선수들에게 가 축하와 격려 인사를 남겼다. 특히 김연경을 따뜻하게 안아주며 고생했다고 다독였다.




사진=한국경제뉴스 인천, 김한준 기자

최원영 기자 yeong@koreaec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