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기사 "손흥민보다 양발 더 잘 써" 41세 베테랑 '무보수 충격→극적 승격골' 헌신 빛났다!…친정팀 오비에도 '2…
기사입력 2025-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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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생으로 올해 41세인 스페인 테크니션 산티 카솔라가 유소년 시절 몸담았던 고향팀 레알 오비에도를 24년 만에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라리가) 승격으로 이끌었다.
오랜 부상과 고통을 딛고 돌아온 그의 마지막 여정은 '동화'라는 단어로도 부족할 만큼 감동적인 서사라 평가받는다.
오비에도는 22일(한국시간) 스페인 오비에도의 에스타디오 누에보 카를로스 타르티에레에서 열린 라리가2 승격 플레이오프 결승 2차전에서 CD 미란데스를 상대로 3-1로 승리하며 1, 2차전 합산 스코어 3-2로 라리가 승격을 확정지었다.
전 아스널 미드필더로 유명한 카솔라는 커리어 황혼기인 2023년 여름 카타르의 알사드를 떠나 오비에도로 복귀했다.
당시 오비에도는 레전드를 향해 고액 연봉을 제시했지만 카솔라가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당시 "성공적인 커리어를 보냈고, 내 마지막은 내 고향에서 보내고 싶었다. 리그 규정상 최소 연봉은 받아야 하지만, 나는 원래 무보수로 뛰고 싶었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더 나아가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의 판매 수익 10%는 유소년 시스템 운영에 사용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그가 2003년 구단의 재정난으로 오비에도 유소년 시스템이 해체되며 팀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과거에서 비롯된 결정이다. 그는 2012년 구단이 파산 위기를 맞았을 때도 후안 마타, 미추 등과 함께 구단의 지분을 사들이며 생존에 기여한 바 있다.
이렇듯, 팀의 산증인이자 레전드 반열에 오른 카솔라는 이날 팀의 24년만의 승격까지 이끌어냈다. 그는 팀이 합산 0-2로 밀린 상황에서 전반 막판 페널티킥으로 반격의 불씨를 살렸다.
1차전에서 미란데스에 0-1로 패배했던 오비에도는 2차전에서도 전반 16분 이케르 베니토의 크로스를 받은 호아킨 파니첼리에게 추가골을 허용하며 합산 0-2로 끌려갔다.
파니첼리의 골은 이번 시즌 세군다리그 21호 골로, 정규 시즌을 지배한 스트라이커다운 결정력이었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 모든 것을 걸고 돌아온 카솔라가 등장했다. 전반 종료 직전 팀이 얻은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1-2로 추격했고, 경기 흐름은 그 순간부터 오비에도 쪽으로 급변했다.
후반 7분 일리야스 차이라가 박스 안 혼전 상황에서 동점골을 터뜨리며 합산 스코어를 2-2로 만들었다.
이 상태로 경기가 끝났더라도 정규 시즌 순위가 높은 오비에도가 승격 자격을 얻는 상황이었다. 오비에도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연장 전반 13분 이번에는 35세 베테랑 프란시스코 포르티요가 환상적인 발리슛으로 역전골을 뽑아내며 승격에 쐐기를 박았다.
이후 양 팀은 각각 한 명씩 퇴장을 당했다. 오비에도의 다비드 코스타스, 미란데스의 우나이 에길루스가 경기 막판 퇴장을 당했지만, 결과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
경기가 끝나자 오보에도의 홈구장 누에보 카를로스 타르티에레에는 수천 명의 팬들이 난입하며 24년 만의 기쁨을 만끽했다.
카솔라는 아내 우르술라와 입을 맞추며 승격의 순간을 기념했고, 팬들과 함께 기쁨을 나눴다.
카솔라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비에도는 내 인생 그 자체다. 다시 이 유니폼을 입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고, 라리가 복귀를 함께 할 수 있어서 더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카솔라는 아스널에서 6년간 180경기를 뛰며 29골을 기록했고, 2번의 FA컵 우승을 경험했다. 스페인 대표팀으로는 81경기에 출전해 2008년과 2012년 유로 대회를 연속으로 제패했지만, 2010년 월드컵에는 탈장으로 인해 결장했다.
특히 2016년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11차례 수술을 받았고, 감염으로 다리 일부를 잃을 뻔했던 그의 회복 과정은 '기적'으로 회자되기도 한다.
양발 사용이 능해 지난해 영국 매체 '기브미 스포츠'가 꼽은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가장 양발을 잘 쓰는 선수로 2위 손흥민을 제치며 1위에 올랐다.
이제 그의 거취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팬들은 그가 라리가 무대에서도 한 시즌 더 뛰어주길 희망하고 있지만, 카솔라는 심각한 통증을 안고 매일 훈련과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하루하루가 쉽지 않지만, 내가 선택한 길이니 후회는 없다. 다만 몸이 허락하는 선에서 오비에도를 계속 돕고 싶다"고 밝혔다.
24년의 기다림, 그리고 한 선수의 헌신과 열정이 만들어낸 기적. 카솔라와 오비에도의 승격 스토리는 그 자체로 하나의 전설이 되었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koreaec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