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호 감독, '제2의 뮬리치' 김대원 두고 고심…"엉덩이를 걷어차야 했나" [현장인터뷰] >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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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 2025-07-28 16:05

일반기사 정경호 감독, '제2의 뮬리치' 김대원 두고 고심…"엉덩이를 걷어차야 했나" [현장인터뷰]

기사입력 2025-06-29

작성자 권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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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뉴스 수원, 권동환 기자) 강원FC를 이끄는 정경호 감독이 기쁜 나머지 경고를 잊어 레드카드를 받은 김대원을 두고 고심에 빠졌다.

강원FC는 28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2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김대원의 결승골에 힘입어 2-1 극장승을 거뒀다.

강원은 전반 37분 가브리엘의 헤더 선제골로 리드를 잡은 후, 후반전 시작 1분 만에 루안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팽팽했던 경기의 승부를 가른 건 김대원이었다. 후반 추가시간 김대원이 날린 중거리 슈팅이 그대로 수원 골망을 가르면서 결승골로 연결됐다.



김대원이 결승골을 터트린 후 상의 탈의 세리머니를 하다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해 수적 열세에 처했지만, 강원은 남은 시간 동안 1골 차 리드를 지켜내면서 승점 3점을 챙겼다.

지난 리그 20라운드 대구전에서 3-0 승리를 거뒀던 강원은 수원을 제압하면서 연승에 성공했고, 승점을 28(8승4무9패)로 늘리면서 7위로 올라섰다.

경기가 끝나고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 감독은 "전반전에 상대를 완벽하게 통제하고 득점을 만들려고 했지만 마지막 패스 선택지가 안 좋았다"라며 "그래도 가브리엘의 선제골로 앞서가면서 전반전은 완벽했다고 생각한다"라며 경기 소감을 전했다.

이어 "후반 5분을 조심하라고 했는데 집중력이 떨어져 실점한 게 아십다"라고 덧붙였다.



또 "그래도 여러 변화 속에서 잘 대응했다"라면서 "김대원 선수가 멋있는 득점을 하면서 너무 좋았는데 또 낚였다. 레드카드를 받는 장면을 보게 됐다"라고 웃었다.

더불어 "모든 게 잘 맞아 떨어졌고, 선수들에게 축하하고 대견스럽다고 말하고 싶다"라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골을 터트린 후 두 번째 경고를 받은 김대원에 대해 정 감독은 "와서 죄송하다며 너무 좋아서 깜빡했다고 했다"라며 "유니폼을 보여주려고 했다가 경고를 잊은 듯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은 벌금 매겨야 하는 거 아니냐고 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전했다.



김대원의 퇴장을 보고 정 감독은 과거 성남FC 코치 시절을 회상했다.

정 감독이 성남에 있었을 때 2021년 4월 뮬리치가 똑같이 골을 터트린 후 유니폼을 벗어 세리머니를 펼치다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정 감독은 "내가 성남에 있었을 때 뮬리치가 퇴장을 당하는 경험이 있었는데, 그 경험을 통해 잘 대응했다"라며 "그때 김남일 감독이 엉덩이를 걷어찼는데, 나도 걷어차야 해나 싶었다"라고 밝혔다.

이날 부상으로 인해 교체된 박청효 골키퍼와 강투지에 대해선 "박청용은 전반전에 부상을 호소하긴 했지만 골키퍼라 참으려고 했지만, 후반전에 도저히 못 참아서 교체했다"라며 "강투지는 더위에 약하다. 너무 습해 전반전에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뛰지 못하겠다는 신호를 보냈다"라고 설명했다.



휴식기를 앞두고 연승을 달린 점에 대해 정 감독은 "이번 여름 휴식기가 중요하다 본다. 이 분위기를 잘 이용해서 보완할 부분을 보완해서 강원도 올라설 수 있다는 분위기를 만들어 치고 나갈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잘 준비하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내달 2일 대구와의 코리아컵 8강전에 대해선 "코리아컵은 우승이 아니면 의미가 없어 우리처럼 뎁스(선수층)가 약한 팀은 4강으로 올라가면 굉장히 일정이 부담스럽다"라며 "그래도 모든 경기는 이길려고 준비하기에, 오늘 경기를 잘 돌아보고 잘 구성해 보겠다"라고 했다.

한편 정 감독은 기자회견 마지막에 "구단 A팀을 맡고 있는 김찬우 매니저가 개인 사정으로 그만두게 됐다"라며 "2년 가까이 나와 같이 하다가 오늘 결혼 준비 등 좋은 일로 보직 변경을 하게 했는데, 그동안 고생 많았고 옆에서 많이 도와준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 결혼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진=수원종합운동장, 권동환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권동환 기자 kkddhh95@koreaec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