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기사 클롭 폭발했다, 클럽월드컵 강력 비판…"축구 역사상 최악의 아이디어"
기사입력 2025-06-29
본문
그는 과도한 경기 일정과 선수들의 피로 누적을 이유로 이 대회가 선수들의 신체적, 정신적 회복을 심각하게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28일(한국시간) 이를 보도하며, 클롭의 우려가 단순한 감정적 비판이 아닌, 실제 선수 보호를 둘러싼 구조적 문제 제기라고 전했다.
클롭은 현재 레드불 그룹 글로벌 축구 총괄을 맡는 중인데, 현재 미국에서 열리고 있는 2025 FIFA 클럽월드컵에 레드불 그룹 산하 구단인 레드불 잘츠부르크가 참가했으나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클롭은 독일 일간지 '빌트 암 존탁'과의 인터뷰에서 "이 대회는 오직 상업적 가치만을 쫓는다. 축구의 본질인 경기 자체가 아닌 주변 요소들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이런 대회는 축구에 있어 가장 나쁜 아이디어"라고 단언했다.
그는 이어 "대회 참여로 인한 수익은 분명 매력적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수익이 모든 구단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이득보다 선수들의 부상이 더 큰 대가로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클럽월드컵에선 처음으로 32개팀 참가 확대가 이뤄졌다. 지난 15일 개막했으며 다음달 14일까지 30일간 미국에서 결승까지 64경기를 치른다.
이는 유럽 주요 리그 종료 약 3주 후부터 다음 시즌 개막 약 한 달 전까지 진행되는 일정으로, 선수들에갠 사실상 휴가가 없는 셈이다.
클롭은 "작년엔 코파 아메리카와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가 있었고, 올해는 클럽월드컵, 내년에는 월드컵이 예정돼 있다"며 "이제 선수들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회복할 시간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선수들에게 매 경기 마지막인 것처럼 뛰라고 요구한다. 연간 70~75경기를 소화하는 선수들에게 계속해서 최고 수준의 경기를 기대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결국 축구 자체의 품질이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매체에 따르면, 글로벌 선수 노조인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도 이 문제에 동조했다. FIFPro는 FIFA의 일정 운영이 선수 보호에 반한다고 주장하며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공식적으로 법적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FIFPro는 아울러 올해 초 FIFA와 공식 회담을 갖고 선수들에게 최소 4주의 휴가를 보장해야 한다는 권고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선수들 역시 혹사에 관련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 맨체스터 시티의 미드필더 로드리는 지난해 9월 십자인대 파열 부상 전, "선수들이 파업 직전까지 내몰렸다"고 말했다. 팀 동료 마누엘 아칸지도 "이대로라면 30세에 은퇴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클롭 역시 이와 관련해 "내년 시즌이 아니라면 월드컵에서든, 그 이후든, 우리는 이전에 본 적 없는 유형의 부상들을 보게 될 것"이라며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하지만 FIFA 측은 이에 대해 선수 보호가 핵심 고려사항 중 하나라고 해명했다.
'BBC'에 따르면 FIFA는 선수 기금 조성, 교체 횟수 확대, 뇌진탕 대체 선수 제도 등 다양한 보호 장치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한 고위 관계자는 "클럽 월드컵이 일정 과밀의 주된 원인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두 팀만이 4년에 한 번 최대 7경기를 치르며, 이는 과거 (대륙별 국가대항전 우승팀이 참가했던)콘페더레이션스컵이 열렸던 시간대를 대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클롭은 FIFA의 이같은 해명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현장 경험이 없거나, 이제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사람들이 이런 대회를 고안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 '스카이스포츠'의 카베 솔레콜 수석 기자는 "클롭의 말에는 충분한 타당성이 있다"면서도, "이 대회는 유럽의 빅클럽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세계 각국의 클럽들이 요청한 것이다. 이들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처럼 세계에서 실력 있는 구단이 모일 수 있는 대회를 원해왔다. FIFA는 이에 응답한 것"이라며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그는 "유럽 클럽들이 어차피 매년 대규모 프리시즌 투어를 하는 만큼, 클럽 월드컵이 있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며, "맨시티는 무려 35명의 선수단을 데려와 이번 대회를 신입 선수와 코치를 정착시키는 기회로 삼고 있다"고 분석했다.
해당 대회가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는 남미나 아시아의 클럽들에 기회의 장이 될 수 있고, 유럽 클럽에 다음 시즌을 준비할 수 있는 일종의 프리시즌과 같은 역할을 한다는 주장이다.
한편, 클롭은 해당 인터뷰에서 자신의 감독 복귀 가능성에 대해 "내 직감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난 내 일을 정말 사랑했지만 지금은 전혀 그립지 않다"고 했다.
또한, 클롭은 인터뷰 말미에 리버풀의 새로운 스타인 플로리안 비르츠의 영입에 대해 "1억 1600만 파운드(약 2170억원)는 말도 안 되는 금액이지만, 시장이 그렇게 변했다"며 "훌륭한 선수이고 리버풀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과거에 선수를 사는 데 1억 유로(약 1600억원) 이상을 쓰면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한 적이 있지만, 현재는 시대는 바뀌었다. 이제는 그런 투자가 필요할 때가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번 클럽 월드컵은 FIFA가 축구의 글로벌화를 내세우며 만든 새로운 시도이지만, 클롭의 강경한 비판은 여전히 축구계 내부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선수 보호와 상업적 이익 사이에서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에 대한 과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있는 모양새다.
사진=한국경제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koreaec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