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기사 극장 원더골→상의 탈의→경고 누적 퇴장…천당-지옥 오간 김대원 "위기 볼 때마다 10년씩 늙는 듯" [현장인…
기사입력 2025-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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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FC는 28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2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1 극장승을 거뒀다.
강원은 전반 37분 가브리엘의 헤더 선제골로 리드를 잡은 후, 후반전 시작 1분 만에 루안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팽팽했던 경기의 승부를 가른 건 김대원이었다. 후반 추가시간 김대원이 날린 중거리 슈팅이 그대로 수원 골망을 가르면서 결승골로 이어졌다. 지난 대구FC와의 20라운드에서 도움을 기록했던 김대원은 강원전 결승골로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달성했다.
경기가 끝나고 공동취재구역에 등장한 김대원은 인터뷰에서 "선제골이 좀 일찍 들어가서 편하게 경기를 할 줄 알았는데 후반전 시작하자마자 이르게 실점을 해서 경기가 힘들게 진행됐었던 것 같다"라며 경기 소감을 드러냈다.
이어 "후반전 내내 수원FC에 고전했던 것 같은데 다행히 한 골 더 넣고 이겨 승점 3점을 딸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라고 덧붙였다.
김대원은 이날 극장골을 터트린 후 상의 탈의 세리머니를 하다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한 순간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김대원은 후반 42분 경고를 받은 뒤, 추가시간에 다시 앞서가는 골을 터트리자 흥분한 나머지 유니폼을 벗어 팬들에게 선보이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로 인해 두 번째 경고를 받으면서 레드카드를 피하지 못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김대원은 "사실 경고가 있다는 걸 아예 생각을 못 하고 있었다"라며 "골을 넣고 세리머니까지 했는데 그때까지도 모르고 있었다"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근데 심판 선생님이 저 멀리서 무섭게 오셨다. 그래서 이제 그냥 경고 한 장 받아야 되나 보다 생각했는데 '경고가 하나 있었다'라고 이야기를 해 주셨다"라고 설명했다.
또 "그때 돼서야 '퇴장이구나. 큰일 났다'라고 생각했다"라며 "골을 넣는 순간에 그냥 눈이 돌아서 아무 생각 안 하고 그냥 그랬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김대원이 퇴장을 당해 강원은 수적 열세에 처했지만, 남은 시간 동안 한 골 차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면서 김대원의 퇴장을 웃어넘겼다.
김대원의 퇴장을 축구 팬들은 과거 성남FC에서 뮬리치를 떠올렸다. 뮬리치도 2021년 4월 똑같이 골을 터트린 후 유니폼을 벗어 세리머니를 펼치다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한 적이 있다.
심지어 현재 강원을 이끌고 있는 정경호 감독은 뮬리치가 퇴장을 당했을 때 성남 코치였다.
상의 탈의 세리머니를 하다 퇴장을 당하는 모습을 두 번이나 목격한 정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그때 김남일 감독이 (뮬리치의)엉덩이를 걷어찼는데, 나도 걷어차야 해나 싶었다"라고 밝혔다.
김대원도 경기 후 정 감독의 반응에 대해 "감독님께서 벌금을 매겨야 하나 고민하고 계시는 것 같았다"라며 "일단 끝나고 죄송하다고 말씀을 드렸다. 다행히 감독님께서도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해 주셔서 참 다행이었다"라고 밝혔다.
또 퇴장을 당한 후 김대원이 초조하게 경기를 지켜보는 장면이 축구 팬들에게 화제가 됐다.
당시 심정에 대해선 "내가 퇴장을 당하고 수적 열세인 상황이다 뭔가 실점할 것 같은 상황이 계속 나왔다"라며 "그래서 그런 장면이 나올 때마다 진짜 한 10년씩 늙는 것 같아서 밖에서 경기를 힘들게 봤다"라고 말했다.
한편 김대원은 군 복무를 마친 뒤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올리면서 강원의 2연승을 이끌었다.
최근 활약상에 대해 김대원은 "전반기 성적이 그렇게 좋지는 않아서 어떻게 하면 팀에 도움이 더 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었다"라며 "감독님하고도 이야기를 많이 나눴는데, 감독님께서 내게 요구하시는 부분이 명확하게 있기 때문에 적응이 좀 수월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사진=수원종합운동장, 권동환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권동환 기자 kkddhh95@koreaec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