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품은 박태하 감독 "일사천리로 진행…결정 헛되지 않도록 많은 도움 주겠다" [현장인터뷰] >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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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 2025-07-28 16:08

일반기사 기성용 품은 박태하 감독 "일사천리로 진행…결정 헛되지 않도록 많은 도움 주겠다" [현장인터뷰]

기사입력 2025-06-29

작성자 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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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김환 기자) 포항 스틸러스를 이끄는 박태하 감독이 기성용 영입 뒷얘기를 공개했다.

박 감독은 기성용의 포항 스틸러스 합류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며 늦은 나이에 쉽지 않은 선택을 한 기성용의 결정이 헛되지 않도록 선수를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태하 감독이 지휘하는 포항 스틸러스는 29일 오후 7시부터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5' 21라운드에서 FC서울과 원정 경기를 치르고 있다. 현재 포항은 승점 32점으로 리그 4위, 서울은 승점 27점으로 리그 8위에 자리잡고 있다.

지난달 23일 FC안양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3연승을 내달렸던 포항은 지난 14일 김천 상무에 패하며 잠시 기세가 꺾이는 듯했으나, 이어진 대구FC전 무승부, 제주SK전 승리로 다시 흐름을 잡았다. 이번 경기에서 승점 1점 이상을 따낼 경우 김천을 넘어 3위로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다.

이번 경기는 다른 의미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 레전드 기성용의 포항 이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이번 경기에 대한 관심도가 올라간 상태이기 때문에 포항 입장에서는 약간의 부담감도 느낄 만하다.



사전 기자회견도 기성용과 관련된 질문이 주를 이뤘다.

박태하 감독은 기성용 영입 배경에 대해 "우연찮게 에이전트와 통화 중에 기성용 선수가 팀에서 나오게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정을 듣고 우리가 3선에 고민이 많았던 상황이었고, 여름에 영입 계획이 없었지만 기성용이라는 선수가 이적시장에 나온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영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타진했다. 구단에 기성용 영입할 수 있냐고 물었고, 일사천리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기성용과의 통화에서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묻자 "몸 상태에 대해 물어봤다. 전후 사정에 대해서는 특별하게 이야기하지 않았다. 일단 우리 팀에 왔을 때 내가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 잠깐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기성용 영입과 관련해 포항 선수단과 나눈 이야기도 공개했다. 박 감독은 "사실 지금까지 경기를 준비한다고 특별하게 이야기한 것은 없다. 분위기를 봐서 내가 기성용 선수 영입하는 것에 대해 신광훈 선수에게 물어봤다"며 "기성용 선수는 내 생각에 충분히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혹시나 팀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선수들의 의사를 듣기 위해 신광훈 선수과 의논하고 선수단 분위기를 전달받고 영입을 추진했다"고 했다.



박 감독은 기성용 영입을 통해 스쿼드의 질적 향상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는 "아시다시피 기성용 선수보다 두 살 많은 신광훈 선수가 있고, 동년배 김인성 선수가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잘해주고 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확신을 갖고 기성용 선수에게 이야기했다. 또 영입하는 것에 결정적인 부분이었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박 감독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박 감독은 "분위기가 우려된다. 그 이야기(기성용 이적)가 언론을 통해 보도된 이후 여러 상황을 보면 선수들이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에 영향을 미친 게 사실"이라며 "언론 보도 이후 지속적으로 선수들에게 '우리가 경기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고, 지금 흐름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초점을 두고 준비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현역 시절 포항 원클럽맨이었던 박태하 감독이 바라본 이번 상황은 어떨까. 박 감독은 "성용이가 그런 결정을 할 때에는 굉장히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라며 "포항에서 나는 비슷한 상황이었을 때 은퇴를 선택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이어 "나는 대리인에게 '기성용 선수가 오게 되면 두 팔 벌려 환영한다. 하지만 그동안 서울에서 받은 사랑이 아깝지 않냐'는 의견을 전달했다. 감독이 아니라 축구 선배로서 그런 이야기를 했던 생각이 난다"고 덧붙였다.

또 기성용의 이적이 한국 축구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묻자 박 감독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상황을 정확하게 내가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답하기 힘들다"면서도 "기성용 선수가 우리팀으로 오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그 결정이 헛되지 않도록 팀에서 도움을 줄 것이다. 기간을 정해두고 은퇴하는 것보다 팬들에게 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할 기회가 되길 바라면서 응원하고 있다"고 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koreaec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