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기사 "中 축구 2038 월드컵 16강!"…중국 축구 자신감? 또 망상?→"유소년, 한국-일본 수준 발전…
기사입력 2025-06-30
본문
최근 중국의 한 평론가가 "2034년 월드컵 본선 진출이 가능하다"는 낙관론을 제기했지만 팬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당장 코 앞으로 다가온 동아시안컵(E-1 챔피언십)조차 정식 감독 없이 임시 사령탑 체제로 나서야 하는 중국 축구의 현실과, 10년 뒤의 미래를 논하는 전문가의 예측 사이의 거대한 괴리가 중국 축구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포털 사이트 바이두에 따르면 축구 평론가 장루는 최근 팬들과의 만남에서 "2034년에는 중국 남자 대표팀이 다시 월드컵 무대에 설 수 있고, 2038년에는 조별리그도 통과헤 16강도 갈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 근거로 그는 현재 중국 내 유소년 선수 육성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특히 2009년과 2010년 이후 출생한 어린 선수들의 기량이 뛰어나다는 점을 들었다.
등록된 청소년 선수 숫자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들이 선수로서 전성기를 맞이하는 2034년에는 기술과 경험을 모두 갖춘 세대가 등장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여기에 월드컵 본선 진출국이 확대돼 아시아에 배정된 티켓이 늘어나는 것 또한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장밋빛 전망은 중국 축구가 마주한 냉혹한 현실과 너무나도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중국 국가대표 골키퍼 왕다레이가 그의 주장에 즉각적으로 찬물을 끼얹었을 정도다.
중국 대표팀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서 암울한 성적을 남기며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일각에서는 선수들의 기본기와 전술 수행 능력이 여전히 바닥 수준이라는 혹평과 함께, 경쟁이 부족한 중국 슈퍼리그가 선수들의 기량 발전을 저해하는 '편안한 안식처'로 변질됐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과거 국가대표 수비수 순지하이 역시 "10년이면 충분하다"는 낙관론을 펼친 바 있지만, 중국 팬들은 "한 세기는 더 기다려야 한다"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중국 대표팀이 처한 상황도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브란코 이반코비치 전 감독과의 결별 후 중국축구협회는 코앞으로 다가온 동아시안컵을 이끌 새로운 사령탑조차 선임하지 못했다.
중국 대표팀은 오는 7월 2일 다롄에 소집돼 5일 대회가 열리는 한국으로 출국할 예정이지만, 임시 감독 체제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재 가장 유력한 임시 사령탑 후보는 과거 20세 이하 대표팀을 이끌었던 세르비아 출신의 데얀 주르제비치 감독이다. 최근 상하이까지 찾아와 선수들의 동향을 파악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역시 기대만큼 능력 있는 인물이 아니라는 평이 많다. 일부에서는 전술적 대응 능력이 부족하며, 고집 센 동유럽 특유의 스타일은 이반코비치와 다를 바 없어 그가 대표팀을 맡는다면 다음 월드컵 역시 실패가 자명하다는 극단적인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결국 중국 축구가 마주한 문제는 단순히 한두 명의 선수나 감독의 문제가 아닌, 시스템 전체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10년 뒤의 희망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당장 눈앞의 대표팀조차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는 현재의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사진=한국경제뉴스, 바이두
나승우 기자 winright95@koreaec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