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힐랄 감독 "에베레스트를 무산소 등정한 셈"…클럽월드컵 대이변→맨시티+과르디올라 4-3 제압, 이렇게 표현했다 >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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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 2025-07-28 22:59

일반기사 알힐랄 감독 "에베레스트를 무산소 등정한 셈"…클럽월드컵 대이변→맨시티+과르디올라 4-3 제압, 이렇게 표현…

기사입력 2025-07-01

작성자 권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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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뉴스 권동환 기자) "우리는 산소 없이 에베레스트 산을 올라야 했지만 훌륭했다"

알힐랄을 이끄는 시모네 인자기 감독이 세계적인 빅클럽이자 세계 최고의 명장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지휘하는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를 격파한 것을 두고 세상에서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 산을 무산소로 등정한 것과 비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클럽 알힐랄은 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캠핑 월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시티와의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16강전에서 연장전 혈투 끝에 4-3으로 승리했다.

알힐랄은 프리미어리그 강호 맨시티와 120분 동안 경기를 펼치며 난타전을 벌인 끝에 승리를 거머쥐면서 8강에 진출했다. 알힐랄의 클럽월드컵 8강 상대는 브라질 명문 플루미넨시이다.

지난 4월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8강에서 K리그팀 광주FC 상대로 무려 7-0 압승을 거뒀던 알힐랄은 클럽월드컵에서 맨시티를 제압하면서 전 세계 축구 팬들을 놀라게 했다.

인자기 감독도 맨시티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다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기에 경기 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알힐랄은 3-5-2 전형을 꺼내들었다. 야신 부누 골문을 지켰고, 칼리두 쿨리발리, 주앙 칸셀루, 모텟브 알하르비가 백3를 형성했다. 중원엔 헤낭 로디, 후벵 네베스, 무함마드 칸노,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 나세르 알도사리가 배치됐고, 최전방 투톱 라인에 말콤과 마르쿠스 레오나르두가 이름을 올렸다.

맨시티는 4-3-3 전형으로 맞섰다. 에데르송이 골키퍼 장갑을 꼈고, 라얀 아이트누리, 후벵 디아스, 요슈코 그바르디올, 마테우스 누네스가 백4를 구성했다. 중원은 티야니 라인데르스, 일카이 귄도안, 베르나르두 실바가 맡았고, 최전방에서 제레미 도쿠, 엘링 홀란, 사비뉴가 알힐랄 골문을 노렸다.

이날 선제골을 터트려 앞서가기 시작한 건 맨시티였다.

전반 9분 왼쪽 측면에서 페널티 박스 안으로 들어온 아이트누리가 골문 앞으로 컷백 패스를 시도했다. 알힐랄 수비수들은 패스를 걷어내는데 성공했지만 공을 멀리 내보내지 못했고, 세컨드 볼을 잡은 실바가 골대 안으로 밀어 넣으면서 선제골을 터트렸다.



맨시티는 실바의 선제골에 힘입어 전반전을 1-0으로 마쳤지만,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알힐랄이 경기 균형을 맞췄다.

후반 1분 알힐랄의 공격 상황에서 에데르송 골키퍼가 측면에서 날아온 칸셀루의 크로스를 쳐냈다. 이때 공이 수비 맞고 굴절돼 말콤에게 향했다.

말콤의 슈팅은 수비에 막혔지만, 수비 맞고 나온 공을 알힐랄 공격수 레오나르두가 머리로 받가 골대 쪽으로 방향을 돌리면서 맨시티 골망을 흔들었다.

알힐랄은 동점을 만든지 불과 5분 만에 역전에 성공했다. 후반 6분 칸셀루의 날카로운 패스가 전방으로 쇄도하던 말콤에게 전달됐고, 말콤은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역전골을 터트려 경기를 뒤집었다.



맨시티도 반격에 나섰다. 후반 10분 맨시티 코너킥 상황에서 '괴물 공격수' 홀란이 공중볼 경합 후 흐른 공을 골대 안으로 밀어넣으면서 2-2 동점을 만들었다.

맨시티는 후반 38분 다시 앞서갈 수 있는 기회가 골대에 막혔다. 코너킥 상황에서 교체로 들어온 수비수 마누엘 아칸지의 헤더 슈팅이 골대를 때리면서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결국 양 팀은 2-2로 후반전을 마치면서 연장전에 돌입했다.

알힐랄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한 골 더 추가했다. 연장 전반 4분 코너킥 상황에서 쿨리발리가 공을 머리로 받아 맨시티 골망을 가르면서 알힐랄에 다시 리드를 가져왔다.



맨시티는 실점한지 5분 만에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연장 전반 9분 교체로 들어온 잉글랜드 윙어 필 포든이 라인더르스의 크로스를 받아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동점골을 터트렸다.

연장 전반 한 골씩 주고받은 양 팀은 3-3인 상태로 연장 후반에 돌입했다.

치열한 혈투 끝에 승리를 거머쥔 건 알힐랄이었다. 연장 후반 6분 에데르송 골키퍼가 밀린코비치-사비치의 헤더 슈팅을 막았는데, 이때 세컨드 볼을 레오나르두가 골대 안으로 밀어 넣어 맨시티 골망을 흔들었다.

연장 후반에 터진 레오나르두의 득점은 결승골이 됐고, 결국 알힐랄이 난타전 끝에 4-3으로 승리하면서 맨시티를 제압하고 클럽월드컵 8강에 진출했다.



맨시티전에서 승리를 거두자 인자기 감독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시즌까지 이탈리아 세리에A 명문 인터밀란을 지휘하던 인자기 감독은 지난달 5일부터 알힐랄을 이끌고 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인자기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이 결과의 핵심은 선수들과 그들이 경기장에 쏟은 열정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맨체스터 시티가 얼마나 좋은 팀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뭔가 특별한 것을 해야 했다"라며 "우리는 산소 없이 에베레스트 산을 올라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우리는 훌륭했다"라고 덧붙였다.

또 "과르디올라는 세계 최고의 감독이지만, 오늘 밤 우리는 최선을 다했고 그런 결과를 얻을 자격이 있었다"라고 전했다.


사진=한국경제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koreaec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