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팀에 지다니"…충격패 맨시티, '피의 숙청' 벌어진다 >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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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 2025-07-28 22:57

일반기사 "아시아 팀에 지다니"…충격패 맨시티, '피의 숙청' 벌어진다

기사입력 2025-07-03

작성자 윤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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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뉴스 윤준석 기자)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 사우디아리비아의 알힐랄에게 패하며 충격적인 탈락을 겪은 맨체스터 시티(맨시티)가 선수단 대규모 정리에 착수할 전망이다.

대회 16강전에서 알힐랄에 연장 혈투 끝에 3-4로 패한 맨시티는 단순한 패배 이상의 충격과 구조적 변화 필요성을 절감한 것으로 보인다.

맨시티는 이번 클럽월드컵에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했지만, 16강전에서 알힐랄 역습에 무너졌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승리하며 무난히 토너먼트에 진출했음에도 유럽 수준급 선수들을 끌어모은 알힐랄과의 단판 승부에서 불안한 경기력을 노출했다.

전반적인 수비 불안과 체력 저하, 결정력 부재가 드러났고, 야신 부누가 골문을 지킨 알힐랄의 조직적이고 효율적인 경기 운영에 결국 발목이 잡혔다.

이로써 맨시티는 클럽월드컵 우승은커녕 8강 진출도 실패한 채 조기 귀국하는 망신을 당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경기 시작 10분도 되지 않아 베르나르두 실바가 선제골을 넣었으나, 그 과정에서 왼쪽 풀백 라이언 아이트누리가 핸드볼 반칙을 범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알힐랄 선수들이 강력히 항의했지만, 주심은 번복 없이 골로 인정했다.

이후 맨시티는 전반에만 20개 이상의 슈팅을 시도하며 경기를 주도했지만, 알힐랄 골키퍼 야신 부누의 선방에 번번이 막혔다.

사비뉴, 일카이 귄도안, 요슈코 그바르디올의 결정적인 기회를 모두 부누가 막아내며 분위기를 더 끌어올리지 못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흐름은 완전히 알힐랄로 넘어갔다. 후반 시작 44초 만에 마르쿠스 레오나르두가 주앙 칸셀루의 크로스를 머리로 밀어넣으며 동점을 만들었고, 불과 8분 후에는 말콤이 단독 돌파로 역전골을 넣으며 분위기를 장악했다.

맨시티는 곧바로 반격에 나서 코너킥 상황에서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이 동점골을 넣었지만, 수많은 기회를 살리지 못하며 불안한 경기를 이어갔다. 후반 막판 마누엘 아칸지가 헤더로 골대를 맞추고, 홀란의 재차 슈팅이 알리 라자미의 골라인 클리어링에 막히면서 경기는 연장으로 흘러갔다.



연장전도 치열했다. 연장 전반 4분 칼리두 쿨리발리가 후벵 네베스의 코너킥을 머리로 마무리하며 다시 알힐랄이 앞서갔다. 그러나 필 포든이 교체 출전 이후 날카로운 발리슛으로 동점골을 기록하며 승부는 재차 원점으로 돌아갔다.

주인공은 알힐랄이었다. 연장 후반 7분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의 헤더를 골키퍼 에데르송이 쳐냈지만, 흐른 볼을 레오나르두가 밀어넣으며 이날 자신의 두 번째 골이자 결승골을 기록했다. 알힐랄은 이 골을 지켜내며 맨시티를 무너뜨렸다.

이번 대회는 맨시티의 취약한 수비력과 피로 누적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시즌 61경기째를 소화한 맨시티는 전반기부터 줄곧 얇은 스쿼드로 운영됐고, 주전 선수들의 체력 고갈은 이미 경고등이 켜져 있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맨시티는 이번 시즌 61경기를 소화했으며, 이는 과르디올라 감독 부임 이후 최다 경기 수"라며 "그중 17경기를 패하며, 과르디올라 시대 들어 최다 패배 시즌이라는 불명예도 안았다"고 전했다.

수비진의 느린 커버력과 무리한 포지션 운영도 지적됐다. 측면 수비수인 아이트누리는 공세에 적극 가담했지만 수비 상황에서 자주 뚫렸고, 미드필더 마테우스 누네스를 오른쪽 수비수로 기용한 것도 무리한 실험이었다는 평가다. 특히 존 스톤스는 이번 대회에서 단 1분도 뛰지 못한 채 벤치를 지켰고, 그 미래도 불투명해졌다.



단순 경기력만이 문제가 아니다.

'BBC'에 따르면, 맨시티는 이번 대회에서 세 경기를 승리하며 약 3780만 파운드(약 705억원)의 수익을 거뒀지만, 8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추가 상금 약 9500만 파운드(약 1773억원)를 놓쳤다.

대회 우승 시 최대 5380만 파운드(약 1004억원)를 추가로 받을 수 있었던 것을 고려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여기에 더해, 맨시티는 32명에 달하는 스쿼드를 정리해야 한다. UEFA 챔피언스리그 엔트리(25인)와 프리미어리그 등록 요건을 고려할 때, 외국인 선수 최소 4명을 방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맨시티 전문 기자 잭 고헌은 2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시티가 선수단 정리를 위해 향후 몇 주간 빅네임 선수들과 협상에 돌입할 예정"이라며, "과르디올라 감독은 현재 32명의 선수단을 보유하고 있으며, 8월 말까지 상당수의 선수를 매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고헌 기자는 "맨시티는 이번 여름 4명의 선수를 새로 영입했지만, 이제는 숫자를 줄여야 할 때"라면서 이적 대상으로 전 주장 일카이 귄도안, 수비수 존 스톤스, 나탄 아케, 미드필더 마테오 코바치치, 그리고 공격수 잭 그릴리시, 칼빈 필립스 등을 거론했다.



특히, 맨시티는 UEFA 대회 등록 규정상 홈그로운(영국 내 육성) 선수를 일정 수 포함해야 하기에, 외국인 선수들의 정리가 불가피하다.

반면 구단은 핵심 수비수 후벵 디아스와 유망주 리코 루이스와의 재계약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알려졌다. 양측 대리인과의 협상은 조만간 시작될 예정이다.

맨시티 선수단은 이번 탈락 이후 약 4주의 휴가를 보낸 뒤 프리시즌 훈련에 복귀할 예정이다. 이후 8월 중순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와의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을 치르며 2025-2026시즌을 시작한다.

한편, 맨시티를 격파하며 8강에 진출한 알힐랄은 이날 승리로 맨시티의 위상을 무너뜨렸으며 사우디 프로 리그의 명성을 더욱 드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한국경제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koreaec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