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기사 한국 가서 떼돈 벌고, '시커먼 욱일기' 휘날려…뉴캐슬 역사 무지→英 언론도 직격탄 "역사 인식 부족 드러나"…
기사입력 2025-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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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은 빠르게 사과하고 영상을 삭제했지만, 오는 7월 말부터 한국과 싱가포르를 포함한 아시아 프리시즌 투어를 앞둔 상황에서 터진 이번 사건은 구단의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혔다.
특히 영국 주요 언론들도 이번 논란을 신속히 다루며, 뉴캐슬의 역사적 민감성 부족을 지적하고 나섰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 2일(한국시간), 뉴캐슬이 공식 채널을 통해 새 시즌 써드킷 유니폼을 소개하는 영상에서 비롯됐다.
이 영상에는 뉴캐슬 팬들과 함께 구단의 열렬한 지지자이자 영국의 인기 가수 샘 펜더가 출연했고, 팬들이 흑백의 깃발을 흔드는 장면이 포함됐다.
그런데 이 깃발에는 'NUFC JAPAN'이라는 문구와 함께 중앙에서 퍼져 나가는 검은 선들이 표현되어 있었는데, 바로 이 이미지가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를 연상케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비록 해당 깃발이 전통적인 붉은 원과 16개의 방사형 선으로 구성된 욱일기와 동일한 형태는 아니었지만, 그 유사성만으로도 한국과 아시아 팬들에게는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었다.
특히 욱일기는 19세기 말부터 아시아 침략 전쟁에 사용된 일본 제국군의 상징으로, 한국은 물론 중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서 군국주의와 전범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어 논란이 더욱 커졌다.
해당 논란이 일파만파 퍼지자 뉴캐슬은 빠르게 대응했다.
구단은 공식 성명을 통해 "아디다스와 함께한 새로운 서드 유니폼에 대한 반응은 매우 특별했다. 그러나 해당 홍보 영상에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는 장면이 포함돼 있다는 점을 인지했다"며 "즉각적으로 모든 플랫폼에서 해당 영상을 삭제하고, 수정된 버전을 게시했다. 불편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구단은 "우리는 가능한 많은 팬들이 이 영상을 불편함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해당 장면을 제거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현재 뉴캐슬의 공식 SNS와 유튜브 등에서는 수정된 영상만이 남아 있으며, 문제의 장면이 포함된 원본 영상은 모두 삭제된 상태다.
이번 사건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뉴캐슬이 곧 아시아 투어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뉴캐슬은 오는 3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팀 K리그와, 8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토트넘 홋스퍼와 친선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또한 27일에는 싱가포르 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아스널과의 경기 역시 예정돼 있다. 이러한 민감한 시점에 벌어진 역사 논란은 뉴캐슬 구단이 아시아 팬들과의 관계를 구축하는 데 있어 중대한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에서 막대한 수입을 챙기고자 하는 구단의 형태로 적절하지 않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만 이슈가 된 것이 아니다. 뉴캐슬이 위치한 영국 현지 언론들 역시 일제히 이 사안을 조명하며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먼저, 영국 공영방송 'BBC'는 지난 2일 보도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구단의 새 서드킷을 발표하는 영상에서 불편을 일으킨 것에 대해 사과했다"고 전하면서, "문제의 영상에는 팬들이 등장하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사용했던 욱일기와 유사한 깃발이 삽입돼 있었다"고 전했다.
'BBC'는 "욱일기는 한국 등 여러 아시아 국가에서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간주돼 논란이 되어 왔다"며, 역사적 상징성에 대한 설명도 함께 덧붙였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뉴캐슬이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깃발을 유니폼 홍보 영상에 포함시켜 논란이 일었다"며, "이 깃발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사용한 상징으로, 한국은 이 깃발을 전쟁범죄의 상징으로 간주한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는 욱일기가 여전히 일본 자위대와 해군에 의해 사용되고 있으며, 아시아 각국에서는 전범기의 잔재로 인식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텔레그래프'는 "뉴캐슬의 유니폼 영상은 참신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욱일기를 연상케 하는 깃발이 등장하면서 역사적 인식 부족이 드러났다"며 "구단이 글로벌 팬층과 연대를 강화하려던 마케팅 전략이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매체는 "이 영상은 일본 팬과의 연대를 강조하고자 한 콘텐츠였지만, 결과적으로 역사적 맥락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데 따른 실수"라고 평했다.
'데일리 익스프레스'는 논란이 된 장면에 대해 "욱일기를 떠올리게 하는 깃발이 사용된 것은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한 언급으로 해석될 수 있어, 클럽이 곧바로 사과하고 해당 장면을 삭제하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해당 매체는 특히 "한국은 1945년 일본의 항복 이전까지 식민 지배를 당했고, 이 깃발은 아시아 침략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매우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뉴캐슬 팬 커뮤니티 'NUFC피드'는 "구단의 사후 대응은 비교적 신속했지만, 처음부터 이러한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 철저한 검토가 필요했다"며 "아시아 팬들과의 신뢰 회복을 위해 구단 차원의 진지한 반성과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뉴캐슬은 최근 한국 축구 유망주 박승수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한국 대표팀 수비수 김민재의 영입을 염두에 둔 움직임도 전해지고 있다.
이처럼 아시아와의 관계를 직접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구단이 자국의 민감한 역사를 자극하는 이미지를 공식 홍보 영상에 포함시켰다는 점은 큰 모순으로 지적된다.
이번 논란은 뉴캐슬뿐 아니라 모든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에게 중요한 교훈을 던진다.
뉴캐슬과 아디다스는 이번 사태를 '의도치 않은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그 상징이 가진 역사적 맥락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점은 분명한 과오다.
사진=연합뉴스/뉴캐슬 유나이티드
윤준석 기자 redrupy@koreaec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