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기사 베실바-무리뉴, 디오고 조타 장례식 참석 '마지막 길 배웅한다'…축구계 애도 물결 "리버풀, 등번호 영구 결번+일정 …
기사입력 2025-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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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타와 함께 뛰었던 리버풀 동료들은 물론 프리미어리그를 비롯한 유럽의 축구 구단들, 그리고 각지의 축구계 인사들이 조타를 위해 애도의 메시지를 전했다. 조타의 전 소속팀 리버풀은 조타의 등번호였던 20번을 영구 결번으로 지정했고, 프리시즌에 앞서 선수들의 상태를 테스트하는 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조타는 지난 3일 스페인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향년 2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조타의 차량에는 그의 동생인 안드레 실바도 동승 중이었다. 두 형제가 나란히 유명을 달리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이 소식을 처음으로 전한 스페인의 대형 언론 '마르카'는 최초 목격자의 증언을 토대로 조타와 실바 형제가 탑승한 것으로 추정된 람보르기니 차량이 스페인 사나브리아의 사모라 지역 근처에서 베나벤테 방향으로 향하던 도중 A-52 고속도로에서 차가 도로에서 이탈해 중앙분리대 가드레일에 들이받은 뒤 화염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마르카'에서 공개한 사고 현장 영상과 사진은 그야말로 끔찍했다. 두 사람이 타고 있던 차량은 차종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새까맣게 타 있었다.
언론들은 두 형제가 탑승하고 있던 차량의 타이어에 문제가 생겼으며, 이로 인해 차량이 도로에서 이탈해 가드레일과 충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 소식을 접한 뒤 급하게 구조 인력이 파견됐으나 두 사람 모두 숨진 게 확인됐다.
포르투갈 매체 '헤코르드'에 따르면 조타는 지난달 22일 결혼식을 올렸고, 지난 주말에는 지인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사고 전날에는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했고, 이후 7월8일에 시작되는 리버풀의 프리시즌 일정에 맞춰 팀으로 돌아가기 위해 이동하던 도중 사고를 당한 것이다.
'헤코르드'는 조타가 최근 폐 수술을 받은 탓에 의사의 권유로 비행기를 탈 수 없었고, 때문에 포르투에서 산탄데르까지 차로 이동한 뒤 배를 타고 잉글랜드로 건너갈 계획이었다. 사고가 발생한 지점인 A-52 고속도로가 있는 사모라 지역은 포르투갈 국경과 맞대고 있는 스페인의 지역이다. 포르투갈에서 스페인으로 넘어온 직후 사고를 당한 셈이다.
다수의 언론들이 조타의 죽음을 확인한 뒤 세계 축구계에서는 애도 물결이 이어졌다.
포르투갈축구협회와 리버풀은 물론 과거 조타가 뛰었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울버햄턴 원더러스를 비롯해 전 세계 축구 구단들이 공식 성명을 통해 조타의 죽음에 애도를 표했다.
특히 리버풀과 리버풀 팬들이 큰 충격에 빠졌다.
리버풀 팬들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리버풀의 홈구장인 안필드 주변에 조타를 추모하기 위한 공간을 마련했고, 이 공간에는 조타의 유니폼과 리버풀 머플러, 그리고 조타를 위한 꽃이 놓여졌다. 시간이 지난 뒤에는 타 구단 팬들도 안필드로 와 조타를 추모하는 물품을 두면서 안필드 자체가 추모 공간처럼 변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그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은 어렵다. 셔츠와 꽃다발을 세는 게 의미가 없었다. 숫자를 세는 순간에도 계속 늘어나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날씨는 따듯했고,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는 완벽한 오후였다. 그러나 모두가 얼어붙은 것 같은 표정이었다. 누군가 조타가 이 세상에 더 이상 없다는 사실에 대해 말하면 그들은 감정을 표현하기조차 힘들어 보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언론은 또 "조타의 죽음은 리버풀에도 충격적인 손실이지만, 그의 아내가 겪고 있을 고통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비극이라는 단어로는 부족하다. 그녀가 겪고 있는 일은 파멸적인 수준일 것"이라며 2주 전 조타와 결혼한 아내의 마음을 헤아렸다.
조타는 16세 때 알게 된 아내와 2013년부터 연인 관계를 맺었으며, 슬하에 세 자녀를 둔 채 지난달 결혼식을 올렸다. 당시 조타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결혼 소식을 전했고, 많은 축하를 받았다.
그만큼 조타는 팬들에게 사랑을 받는 선수였다. '디 애슬레틱'은 조타가 경기가 끝날 때마다 팬들에게 손 인사를 하고 경기장을 빠져나갔고,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팬이 있다면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던 선수라며 리버풀 팬들이 그의 소식에 충격을 받은 이유가 평소 조타의 모습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디 애슬레틱'은 "리버풀은 지난 40년간 비극의 역사를 써 내려가야 했던 경험이 있지만, 현역 1군 선수가 이렇게 갑작스럽고 참혹한 방식으로 세상을 떠난 것은 처음"이라며 "이날 안필드를 둘러싼 반응은 결코 과하지 않았다. 저녁이 되면서 누구도 축구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시간이 됐지만, 이 도시에서는 여전히 모두가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도 인지하지 못한 채 시간이 흘렀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조타의 장례식은 2주 전 그가 결혼식을 올린 교회에서 열렸다.
조타의 어머니와 함께 장례식에 참석한 조타의 에이전트인 호르헤 멘데스는 언론을 통해 "우리는 두 명의 훌륭한 사람을 잃었다. 조타는 인간으로서, 남편으로서, 아들로서, 그리고 프로 선수로서 본보기가 되는 선수였다. 아직도 믿기지 않고, 정말 힘들다"며 눈물을 흘렸다.
조타의 리버풀 동료이자 리버풀의 주장인 버질 판데이크는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아픔"이라며 "잔인하고 불공평하다"고 표현했다.
조타의 사망 소식의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리버풀은 프리시즌 일정을 일부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디 애슬레틱'은 "조타와 그의 동생이 세상을 떠난 이후, 리버풀은 금요일에 예정되어 있던 1군 선수들의 프리시즌 테스트 일정을 취소했다. 선수들은 휴식기를 마친 뒤 훈련장에서 테스트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팀은 선수단이 조타의 사망 소식을 받아들이고 인사를 할 수 있는 시간을 위해 복귀 일정을 월요일부터 단계적으로 시작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조타의 고향 곤도마르에서 5일 그의 장례식이 거행될 예정이다. 맨체스터 시티의 세계적인 미드필더 베르나르두 실바를 비롯해 포르투갈이 낳은 명장인 조세 무리뉴, 안드레 빌라스-보아스 등이 참석한다.
사진=연합뉴스 / 마르카
김환 기자 hwankim14@koreaec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