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기사 "세상 떠난 그를 위해 월드컵 포기"…첼시 FW, 조타 장례식 참석 위해 클럽월드컵 캠프 떠났다→"…
기사입력 2025-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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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의 공격수이자 포르투갈 국가대표로 활약하던 디오고 조타가 지난 3일(한국시간) 스페인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동생 안드레 실바와 함께 숨지는 비극이 벌어졌다.
현재 그를 향한 추모의 물결은 비단 리버풀만이 아닌 라이벌 클럽들을 포함한 전세계로 번지고 있다.
사건 발생은 스페인 사모라 주 팔라시오스 데 사나브리아 지역 인근 고속도로 A-52에서 일어났다. 당시 조타와 안드레는 고급 슈퍼카 람보르기니를 타고 이동하던 중이었다.
목격자와 경찰에 따르면 차량은 도로를 이탈해 중앙분리대를 넘은 뒤 전복됐으며, 이어 차량은 큰 불길에 휩싸였다. 추락 직후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했지만, 불이 너무 빨리 번져 두 형제를 구해내지 못했다.
조타는 물론이고 그의 친동생 안드레 역시 포르투갈 2부리그 페나피엘에서 뛰고 있던 현역 선수였기에 축구계는 하루에 2명의 유망한 선수를 잃게 됐다.
현재 현지 경찰은 타이어 결함으로 인한 주행 중 손상이 원인일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으며, 차량에 급제동 흔적이 거의 없었던 점 등을 토대로 차량 자체의 결함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히 조타는 불과 2주 전 오랜 연인이었던 루트 카르도수와 결혼식을 올린 직후였기에 해당 사건이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두 사람은 10년 연애 끝에 세 자녀를 둔 가정으로 이어졌으며, 조타는 지난달 22일 열린 결혼식 영상을 사고가 있기 불과 하루 전에 자신의 SNS에 올리며 "인생 최고의 날"이라고 적었다.
이는 팬들과의 마지막 공식 소통이 됐다. 둘은 조타의 결혼식을 마친 뒤 리버풀의 프리시즌 훈련 일정을 위해 잉글랜드로 가려던 배를 타기 위해 스페인으로 향하던 길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리버풀 선수단과 구단 관계자들도 조타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큰 충격을 받았고, 대부분의 선수가 조타를 향한 추모글을 SNS에 게시했다.
대표적으로 주장 버질 판데이크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 믿고 싶지도 않다"며 "조타는 단지 훌륭한 선수였을 뿐만 아니라 가족을 누구보다 사랑한 사람이었다. 그의 가족이 겪을 고통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우리는 영원히 그의 가족 곁에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앤드류 로버트슨은 "말이 필요 없다. 나는 내 친구를 잃었다. 평생 기억할 그의 미소, 장난, 그리고 가족을 향한 사랑이 아직도 생생하다"면서 "그는 내가 아는 가장 영국적인 포르투갈인이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아르네 슬롯 감독은 공식 성명을 통해 "디오고는 단지 선수 이상의 존재였다. 그는 동료이자 친구, 진심 어린 인간이었다. 나는 그와 마지막으로 통화하며 네이션스리그 우승을 축하하고, 그의 결혼식을 축복했다. 그의 죽음은 단지 축구가 아닌 인생 전체의 상실"이라며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조타의 이름은 앞으로도 리버풀에서 영원히 울려 퍼질 것이다. 우리는 그의 유산을 잊지 않고 이어나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사건의 충격은 비단 리버풀 선수단 뿐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인물 중 하나는 포르투갈 국가대표이자 현재 첼시에서 뛰고 있는 페드로 네투다.
그는 조타와 대표팀에서 오랜 기간 룸메이트로 함께 지내며 절친한 관계를 유지한 인물로, 이번 비보에 깊은 상실감과 정신적 충격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참여해 현재 8강을 앞두고 있는 첼시 구단은 조타 사망 이후 네투가 훈련을 중단했으며, 오는 5일 포르투갈 곤도마르에서 열리는 조타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필라델피아의 팀 캠프를 이탈했다고 밝혔다.
미국 유력지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네투는 현재 장례식 참석 결정을 내렸다. 첼시 구단도 해당 결정을 존중하고 있다.
첼시 측은 "경기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며 그를 위한 심리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클럽월드컵 8강전이 임박한 상황에서도 첼시 팀 전체는 훈련 전 1분간의 묵념을 통해 조타를 애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첼시의 엔조 마레스카 감독 역시 8강전을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에서 "네투는 매우 슬퍼하고 있다. 단지 슬픔 그 이상의 고통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아침 그와 대화를 나눴고, 경기 출전 여부는 전적으로 본인의 선택에 맡기기로 했다.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든 전폭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레스카는 또한 "조타는 단지 동료 축구 선수가 아니라, 그의 삶에서 중요한 사람이었다. 네투에게 있어 이번 사고는 감정적으로 엄청난 타격"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조타와 네투는 2020년 이후 포르투갈 대표팀에서 여러 대회를 함께 치르며 공격진에서 유기적인 호흡을 맞춰왔다.
이들은 대표팀 소집기간 내내 같은 방을 쓰며 경기 외적으로도 가족 이야기를 나누고, 각자의 자녀 사진을 공유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전해지며, 과거 조타가 부상에서 복귀해 다시 대표팀에 합류했을 때 가장 먼저 달려와 껴안아 준 인물도 네투였다.
그만큼 이번 사고는 네투에게 단순한 동료의 죽음을 넘어선, 인생의 일부분을 잃은 충격 그 자체로 여겨질 것으로 추측된다.
조타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FC 포르투, 울버햄프턴 원더러스 등을 거쳐 리버풀에 합류한 뒤 4시즌 동안 182경기에 출전해 65골을 기록했으며, 2022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2022 FA컵과 리그컵 우승, 그리고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함께한 핵심 멤버였다.
포르투갈 대표팀에서는 A매치 49경기 14골을 기록했고, 지난달 네이션스리그 우승의 주역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어떤 기록보다 값진 것은 그가 동료와 팬들의 기억 속에 남긴 인간적인 따뜻함일 것이다.
그는 이제 더 이상 경기장을 누비지 않지만, 팬들과 동료들, 가족들의 마음 속에 남게 됐다.
사진=한국경제뉴스/리버풀/리버풀에코/페드루 네투 인스타그램
윤준석 기자 redrupy@koreaec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