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기사 결혼 11일 만에 참변…안필드 눈물의 추모 행렬→리버풀은 등번호 20번 '영구 결번'으로 기려
기사입력 2025-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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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친동생 안드레 실바도 함께 사고로 사망하면서 축구계 전체에 충격과 비탄이 퍼지고 있다.
형제는 모두 프로 축구 선수였으며, 조타는 유럽 정상급 공격수로 커리어의 절정에 있었던 시점이었다.
사고는 현지시각으로 3일 새벽 0시 35분경(한국시간 3일 오전 7시35분), 스페인 북서부 사모라 주 팔라시오스 데 사나브리아 지역의 A-52 고속도로에서 발생했다.
스페인 유력지 '마르카'는 최초 보도를 통해 "조타와 그의 동생 안드레가 탑승한 고성능 스포츠카 람보르기니가 고속 주행 중 추월을 시도하다 타이어가 파열되었고, 이후 차량이 중심을 잃고 도로를 이탈한 뒤 전복되면서 큰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영국 'BBC' 역시 "조타가 탑승한 람보르기니가 앞 차량을 추월하는 과정에서 타이어가 터졌고, 이후 제어력을 잃고 도로를 벗어나 화재가 발생했다"며 현지 경찰 발표를 인용해 사고 경위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사고를 목격한 주민이 긴급 구조기관인 112에 신고했고,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는 불타는 차량 안에서 조타 형제의 사망을 확인했다.
차량은 사고 당시 시속 65km로 빠른 속도가 아니었지만, 중앙분리대 쪽에서 화염이 발생했고 인근 산림으로 불이 번질 정도로 충격은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포르투갈 매체 'CNN 포르투갈'은 조타가 최근 폐 수술을 받았고, 의료진으로부터 항공기 대신 자동차로 이동하라는 조언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포르투갈 포르투에서 열린 결혼식 이후 리버풀 프리시즌 훈련을 위해 복귀하던 중이었다. 그의 최종 목적지는 스페인 북부의 항구 도시 산탄데르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고는 조타의 인생에서 가장 기쁜 시기와 직결되어 있었기에 충격은 더욱 컸다. 그는 사고 11일 전, 오랜 연인이자 세 자녀의 어머니인 루트 카르도수와 고향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조타는 사고가 있기 불과 하루 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절대 잊을 수 없는 하루"라는 말과 함께 결혼식 사진과 영상을 공유했으며, 카르도수 역시 "나의 꿈이 이루어졌다"고 기쁨을 표현했었다.
그런 아름다운 순간이 단 열흘 만에 비극으로 뒤바뀐 것이다.
조타의 소속팀 리버풀은 공식 성명을 통해 "디오고 조타와 그의 동생 안드레가 교통사고로 함께 사망했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구단은 이 비극적인 상황에 너무나 큰 충격에 빠졌으며, 유가족과 가까운 이들의 프라이버시가 철저히 보호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구단은 이후 4일(한국시간) 조타의 등번호 20번을 영구 결번하기로 결정했다. 구단은 "잔인하게도 조타의 마지막 시즌은 리버풀의 20번째 프리미어리그 우승과 함께 끝났으며, 그의 번호 20번은 영구 결번으로 팀의 역사에 남게 된다"고 전했다.
조타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직후, 리버풀 팬들은 안필드로 모여든 것으로 전해졌다.
수백 명의 팬들이 머플러, 꽃다발, 셔츠를 구장 외곽에 놓으며 자발적인 추모 공간을 만들었고, 구단은 공식적으로 조문록을 설치해 애도의 메시지를 남길 수 있도록 했다.
현지 언론 '리버풀 에코'는 "안필드는 슬픔과 존경이 교차하는 장소로 변모했다. 지역 라이벌인 에버턴 팬조차 파란 셔츠를 헌정하며 리버풀의 슬픔을 함께 나눴다"고 보도했다.
안필드에 모인 수많은 팬들 중 일부와 인터뷰를 진행한 매체에 따르면 한 팬은 "조타는 단순한 선수가 아니라 가족 같은 존재였다", "이 번호는 영원히 그를 위해 남아야 한다"며 그를 떠나보낸 아픔을 토로했다.
말레이시아, 이집트, 아일랜드 등 세계 각지의 팬들도 현장을 찾았고, SNS에는 수백만 건의 추모 메시지가 쏟아졌다.
조타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팀 동료들에게도 깊은 충격이었다. 특히 그와 오랜 시간 함께한 리버풀 선수들은 SNS를 통해 연이어 애도의 메시지를 전하며 조타를 추억했다.
리버풀의 주장 버질 판데이크는 "믿을 수 없다. 믿고 싶지 않다"며 심경을 털어놨다. 그는 "정말 훌륭한 선수였지만, 무엇보다도 가족을 소중히 여긴 놀라운 사람이었다. 두 아들과 딸, 그리고 아내 루트를 생각하면 마음이 찢어진다. 우리는 끝까지 그들의 곁에 있을 것이다. 조타는 영원한 챔피언이고, 영원한 20번이다"라고 전했다.
팀 내 최고 베테랑 앤드류 로버트슨은 "오늘 가장 많이 떠오르는 것은 그의 가족이다. 두 사람을 한 번에 잃는 이 고통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다"라고 시작하며 조타와의 추억을 풀어냈다. 그는 "우리는 다트를 같이 보고, 경마도 좋아했다. 첼트넘에 함께 갔던 것이 올해 최고의 추억 중 하나다. 조타는 내가 아는 외국 선수 중 가장 영국적인 사람이었다"라며 기억을 되새겼다.
현재는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과거 동료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는 "이런 말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나 괴롭다"며 "조타는 단지 좋은 팀 동료가 아니라 진정한 친구였다. 그의 미소와 농담, 사람을 편하게 해주던 따뜻함은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아르네 슬롯 리버풀 감독은 리버풀 구단을 통해 발표한 공식 성명에서, 조타를 향한 깊은 애정과 상실감을 표현했다.
"이런 순간에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마음속 충격과 고통이 너무 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다"고 운을 뗀 슬롯 감독은 "나의 첫 생각은 감독이 아닌, 아버지, 아들, 형제, 삼촌으로서의 감정이다. 조타 가족이 겪고 있는 상실은 상상할 수조차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그를 축하하고, 그의 골을 기억하며, 그의 노래를 다시 부를 것이다. 지금은 조용히, 그를 잃은 슬픔을 안고 그의 이름을 되새긴다. 그의 이름은 디오고. 결코 잊히지 않을 것이다"고 전했다.
사진=리버풀에코/마르카/디오고 조타/버질 판데이크/리버풀
윤준석 기자 redrupy@koreaec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