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기사 K리그서 나온 '디오고 조타 추모' 세리머니…'포르투 출신' 경남 브루노, 데뷔전 데뷔골→조이스틱 돌렸다
기사입력 2025-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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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경남의 등번호 10번 유니폼을 입은 브루노는 5일 경남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안산 그리너스와의 하나은행 K리그2 2025 19라운드 홈 경기에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데뷔전을 치렀다. 경남 사령탑 이을용 감독은 그에게 헤난, 한석종과 함께 중원을 맡겼다.
전반 추가시간 5분 경남이 얻어낸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브루노는 안산의 수문장 이승빈 골키퍼를 상대로 침착하게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자신의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터트렸다. 브루노의 슈팅은 이승빈의 손끝에 걸렸지만 결국 골라인을 넘어갔다.
K리그 무대에 온 이후 뽑아낸 자신의 첫 번째 득점이었지만, 브루노는 그다지 크게 기뻐하지 않았다. 득점 직후 사이드라인으로 달려가던 그는 옅은 미소를 지었으나, 그러면서도 손으로 경남 동료들에게 따로 세리머니를 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뒤 준비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브루노는 사이드라인 앞에 앉더니 조이스틱을 움직이는 듯한 세리머니를 했다. 이는 최근 세상을 떠난 포르투갈 국가대표 공격수 조타를 추모하려는 의미였다.
지난 3일 복수의 스페인과 포르투갈 언론에 따르면 조타는 포르투갈의 포르투에서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하고 가족들과 밥을 먹은 뒤 프리시즌 일정을 앞두고 소속팀인 리버풀로 돌아가기 위해 차를 타고 스페인 산탄데르 지방으로 이동 중에 사고를 당해 유명을 달리했다.
조타는 최근 폐 수술을 받아 비행기를 탈 수 없었기 때문에 산탄데르에서 배를 타고 영국으로 이동할 계획이었는데, 조사 결과 조타와 그의 동생 안드레 실바가 탑승하고 있던 차량의 타이어에 문제가 생겨 가드레일에 충돌한 뒤 차량이 전소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조타의 사망 소식은 유럽 전역에 큰 충격을 줬다. 조타의 소속팀이었던 리버풀은 성명을 통해 조타의 죽음을 추모하면서 그의 등번호인 20번을 영구 결번 처리했고, 남은 계약 기간인 2년 동안 조타가 받아야 할 연봉을 유족에게 지급했다.
프리미어리그와 리그 내 구단들은 물론 다른 리그의 구단들도 조타를 추모하는 내용의 공식 성명을 냈다.
현지 언론들은 조타가 리버풀 선수들 중에서도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선수였고,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의 소식을 더욱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리버풀의 홈구장 안필드 앞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는 리버풀 팬들은 물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울버햄턴 원더러스 등 너나 할 것 없이 많은 팬들이 방문해 조타를 추모했다.
같은 포르투갈 출신인 브루노도 추모에 동참한 셈이다. 브루노는 득점 직후 평소 게임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 조타가 종종 득점을 터트린 뒤 하던 '게임 세리머니'를 따라 했다.
포르투갈의 명문 구단 FC포르투에서 축구를 시작한 브루노는 조타와 고작 한 살 차이다. 어린 시절 포르투갈 연령별 대표팀에서 뛴 적이 있어 조타와 접점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브루노는 2012년 포르투갈 15세 이하(U-15) 대표팀에 선발된 이후 U-16, U-17, U-19, U-20, 그리고 U-21까지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쳤다. 조타는 비슷한 시기 U-19, U-20, 그리고 U-21 대표팀에서 활약했다.
사진=중계화면 캡쳐 / 한국프로축구연맹 / 한국경제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koreaec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