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 안정환, 이탈리아서 귀국 당일 '2골 2도움'…45분 뛰고 5-2 대역전승+우승"→지금도 회자되는 대학축구 스타 '안느' 활약 어땠길래 >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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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 2025-07-28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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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7-24

작성자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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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뉴스 김현기 기자) 1997년 9월4일, 지금은 사라진 동대문운동장.

이날 운동장엔 추계대학축구연맹전 결승전 아주대-홍익대 맞대결이 열리고 있다. 두 학교 학생 관중석 한 켠에 수백여명씩 자리를 잡고 앉아 응원전을 펼치는 가운데 킥오프 휘슬이 울렸고 전반전은 홍익대의 2-1 리드로 끝났다.

홍익대엔 프로 구단들이 탐을 낸다는 김시만이 공격을 주도하고 있었다.

하지만 후반 들어 상황이 바뀌었다. 당시 아주대엔 국가대표로도 뽑혔던 초신성 공격수 안정환이 있었다. 그런데 안정환은 전반전엔 보이질 않았다. 후반전이 시작되면서 그라운드에 투입됐다.

차범근 감독이 이끌던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 거의 유일하게 발탁되던 대학 선수가 바로 안정환이었다.

그럼에도 결승전 전반전에 빠진 이유는 이탈리아 시칠리아 유니버시아드에 참가했기 때문이다. 마침 4일 오전 시칠리아에서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안정환은 부랴부랴 동대문운동장으로 이동한 뒤 후반전에 들어갔다.

지금 생각하면 유럽에서 귀국한 선수를 시차적응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바로 데려와 뛰게 한다는 게 말도 안되는 얘기지만 안정환은 그런 악조건 속에서 축구화를 신고 동대문운동장을 누볐다.

그리고 지금도 대학축구계에 회자되는 2골 2도움 맹활약으로 아주대의 대역전승 주인공이 됐다.

후반전 중반까지 2도움을 기록하며 아주대의 3-2 역전을 이끈 안정환은 후반 23분 페널티지역 외곽 오른쪽에서 볼을 잡은 뒤 홍익대 수비수 3명을 순식간에 제치고 골문 정면에서 오른발 슛을 시도해 자신의 이날 경기 첫 골을 빚었다.

이어 1분 뒤에 다시 볼을 잡은 뒤 하프라인 부근부터 단독 드리블, 상대 선수 3명을 따돌린 뒤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만든 다음 오른발 로빙슛을 성공시켜 5-2를 완성했다. 홍익대 한 선수가 안정환의 팔을 잡아끌며 어떻게든 저지하려고 했지만 안정환은 오히려 중심을 유지하며 상대 문전을 헤집고 노마크 기회를 일궈냈다.

안정환은 이후 대우 로얄즈(현 부산 아이파크)에 입단했다. 1998 프랑스 월드컵 본선엔트리에 들진 못했지만 1999년 K리그 MVP를 차지한 뒤 2000년 이탈리아 페루지아에 입단해 한국 축구 최초로 세리에A 입성을 해냈다.

2002 한일 월드컵 땐 두 골을 뽑아내며 4강 신화 주역이 됐다.

안정환은 지난달 대학축구연맹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가는 '유니브 프로'(UNIV PRO) 시스템의 총괄 디렉터로 선임됐다.

안정환과 1975년생 동기인 박한동 한국대학축구연맹 회장은 "안정환은 아주대 재학 시절 대학 축구 열풍을 주도했고, 이후 부산 대우 로얄즈 입단과 함께 K리그 전성기를 이끈 상징적인 인물"이라며 "정체된 대학 축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의 말대로 안정환은 대학축구의 스타였다. 대학축구사 길이 남을 활약을 펼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사진=연합뉴스 / 중계화면

김현기 기자 spitfire@koreaec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