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주전 박탈, 자리 없다" 경고에도…토트넘 충성 택했다 "팀에 남아 UEFA 챔피언스리그 뛸 것" >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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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 2025-07-28 16:05

일반기사 "손흥민 주전 박탈, 자리 없다" 경고에도…토트넘 충성 택했다 "팀에 남아 UEFA 챔피언스리그 뛸…

기사입력 2025-07-06

작성자 윤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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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뉴스 윤준석 기자) 손흥민이 현 소속팀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에서 마지막 불꽃을 위해 한 시즌 더 뛸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졌다.

선수 측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의 올여름 이적 제안을 거절했다는 소식이다.

토트넘과의 계약이 1년 남은 상태에서 손흥민의 거취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의 핵심 이슈 중 하나로 떠올랐다.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미국 등 다양한 리그로의 이적설이 끊이지 않았으나 손흥민은 결국 자신이 10년 가까이 몸 담은 토트넘에 남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영국 '더 미러'는 6일(한국시간) "손흥민이 올여름 MLS 구단 LAFC의 영입 제안을 거절하고, 2025-2026시즌 토트넘에 잔류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손흥민은 현재 토트넘에서 주급 20만 파운드(약 3억 7000만원)를 받는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185억원이다. 계약 기간은 2026년 여름까지 남아 있다.

지난 1월 토트넘이 연장 옵션을 행사하면서 계약은 1년 연장됐지만, 2026년 여름에 끝나기 때문에 구단 입장에선 이적료를 챙길 수 있는 적기가 올 여름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적이 유력하게 점쳐졌던 곳 중 하나가 바로 북미 MLS의 강호 LAFC였고 실제로 구단과 손흥민 측 간의 협상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현지 매체 'TBR 풋볼'은 지난 4일 "LAFC가 손흥민과 여름 이적을 위한 대화를 나눴으며, 영입 조건을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LAFC는 손흥민 영입을 위해 지정선수 슬롯을 비워둔 상태이며, 협상은 실현 가능성을 전제로 진행되고 있다"고도 했다.



LAFC는 최근까지 프랑스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올리비에 지루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그가 자국 리그 릴로 이적하면서 지정선수 슬롯 2개가 비게 됐다.

MLS는 각 구단이 연봉 상한선을 넘는 고액 연봉 선수를 최대 3명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지정선수 제도를 운영 중이며, 이는 리오넬 메시, 세르히오 부스케츠(인터 마이애미) 등 세계적인 스타 선수들이 MLS에 합류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이후 복수의 보도를 통해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난다면 가장 유력한 행선지가 LAFC라는 소식이 전해졌고, 손흥민 역시 LA행을 선호할 것이라는 보도도 있었다.

LA는 손흥민이 원하던 라이프스타일과 가장 가까우며, 대규모 한인 커뮤니티가 존재해 문화적 적응도 수월할 것이라는 이유였다.

그러나 손흥민은 이같은 조건에도 불구하고 즉각적인 이적을 거절한 것으로 보인다.

'더 미러'는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10년을 보낸 충성심 높은 선수로, 유럽축구연맹(UEFA)유로파리그 우승이라는 결실을 맺은 만큼 이제는 새로운 도전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당장 급하게 떠날 생각은 없다"고 분석했다.



손흥민이 이적을 서두르지 않은 배경에는 새로운 감독 토마스 프랑크의 부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프랑크 감독은 지난 시즌 17위라는 최악의 리그 성적을 남기고 경질된 안지 포스테코글루의 뒤를 이어 6월 말 토트넘에 부임했다.

프랑크 감독 체제에서는 선수단 내 입지와 역할이 크게 바뀔 수 있는 만큼 손흥민도 구체적인 대화를 통해 자신의 미래를 가늠하고자 하는 것이다.

손흥민이 프랑크 감독이 새롭게 구축할 이 시스템에 얼마나 적응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의 체력적 부담과 기동성 저하가 눈에 띄는 가운데, 브렌트퍼드 시절부터 빠른 전환과 체력 소모가 큰 전술을 선호해온 프랑크 감독의 구상에 손흥민이 핵심으로 포함될지는 불투명하다는 시각도 있다.

런던 지역 매체 '풋볼 런던'은 최근 "프랑크 감독이 손흥민에게 팀 내 주전 경쟁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전달했으며, 손흥민은 이러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적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실제로 손흥민은 지난 시즌 공식전 46경기에서 11골 11도움을 기록하며 준수한 성적을 남겼으나 프리미어리그에선 7골 9도움으로 9년 만에 두 자릿 수 득점에 실패했다. 과거와 같은 폭발적인 드리블 돌파나 공간 침투는 줄어들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손흥민의 잔류가 단순한 전술적 필요를 넘어서 '구단 레전드에 대한 예우' 차원의 결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손흥민은 구단 역사상 손에 꼽히는 상징적인 선수다. 토트넘은 그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며, 마지막 시즌이 된다면 팬들과의 작별 기회를 마련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같은 매체의 단독 인터뷰에서 토트넘 현지 팬 채널 '릴리 화이트 로즈'의 운영자 존 웨넘은 "손흥민은 여전히 경험이 풍부하고 벤치에서도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라면서도 "이제는 고정 주전으로 보기 어렵다. 마티스 텔, 미키 무어 등 새로운 세대가 부상 중이며, 주장 완장도 크리스티안 로메로에게 넘어갈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손흥민이 남는다면 중요한 역할을 할 수는 있겠지만, 본인이 수용할 수 있는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손흥민의 거취는 토트넘의 여름 이적시장 전략과도 직결된다.

손흥민이 이적할 경우 대체 자원을 빠르게 수급해야 하지만, 잔류가 확정되면 공격진 보강은 보류되고 미드필드나 수비라인 보강으로 전환될 수 있다.

현재 손흥민은 프리시즌 일정을 위해 곧 토트넘에 복귀할 예정이다. 복귀 후 프랑크 감독과의 면담이 예정돼 있으며, 이 자리가 거취를 최종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손흥민이 해당 면담에서 차기 시즌 구체적인 계획에 실망감을 느낀다면, 팀을 떠날 가능성 또한 아직 무시할 수 없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3개 구단이 손흥민에 3년 총액 1440억원 가량의 급여 보따리를 들고 유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흥민이 올 여름 잔류 결정을 철회하고 이적을 선택하면 오는 8월3일 예정된 한국 투어는 손흥민이 국내 팬들과 작별을 나눌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된다.


사진=한국경제뉴스/토트넘 홋스퍼


윤준석 기자 redrupy@koreaec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