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바페-뎀벨레, 골세리머니로 디오고 조타 추모했다…비극의 두 형제 드디어 영면 >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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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 2025-07-28 16:07

일반기사 음바페-뎀벨레, 골세리머니로 디오고 조타 추모했다…비극의 두 형제 드디어 영면

기사입력 2025-07-06

작성자 윤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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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뉴스 윤준석 기자) 안타까운 비극이 축구계를 강타한 가운데, 전세계 슈퍼스타들이 뜻을 같이 하고 있다.

리버풀의 공격수 디오고 조타(향년 28세)와 그의 친동생 안드레 실바(26세)가 스페인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함께 목숨을 잃었다. 지난 5일 둘의 장례식이 거행됐다.

슬픔에 잠긴 전 세계 축구계는 각자의 방식으로 고인을 애도하고 있다.

일부 선수들은 경기 중 세리머니로 헌사를 보내며 그들의 죽음이 단지 한 개인의 상실이 아니라 축구 전체의 비극임을 다시 한 번 일깨우고 있다.



비극은 지난 1일 스페인 북서부 자모라 인근 A-52 고속도로에서 발생했다.

현지 경찰 발표에 따르면, 현지시간 오전 0시30분경 두 사람이 타고 있던 람보르기니 차량은 고속 주행 중 타이어가 파열되며 차체가 중심을 잃고 도로 밖으로 이탈했다. 이어 차량은 전복되었고, 연료 누출로 인해 곧바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가 발생한 지점은 제한 속도가 높고 차량 통행량이 적은 구간으로, 목격자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당시 다른 차량과의 충돌은 없었으며, 경찰은 차량이 추월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났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구조대가 도착했을 당시 차량은 이미 화염에 휩싸여 있었고, 조타 형제는 현장에서 즉사한 상태였다.

조타는 최근 폐에 생긴 이상으로 치료를 받았고, 항공기 탑승이 건강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영국행 페리를 타기 위해 차량으로 스페인 산탄데르 항으로 이동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5일 포르투갈 곤도마르의 이그레자 마트리즈 성당에서는 조타 형제의 합동 장례식이 거행됐다.

이날 장례식에는 유족을 포함해 리버풀 선수단과 포르투갈 대표팀 동료들, 전·현직 축구인, 지역 주민 수백 명이 모여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리버풀 주장 버질 판데이크와 수비수 앤드류 로버트슨은 각각 조타의 등번호인 20번, 안드레 실바의 30번이 새겨진 붉은 셔츠 모양의 대형 화환을 들고 입장했다.

리버풀의 아르네 슬롯 감독, 미드필더 알렉시스 맥 앨리스터, 그리고 팀을 떠난 후에도 끈끈한 유대감을 유지한 조던 헨더슨과 제임스 밀너 역시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포르투갈 측에서는 대표팀 감독 로베르토 마르티네스와 함께 주앙 칸셀루, 루벤 디아스, 베르나르두 실바, 디오고 달로, 브루누 페르난데스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참석했다.

조타의 아내 루테 카르도소는 장례식 내내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두 사람은 10년간 연애 끝에 불과 11일 전 결혼식을 올린 신혼부부였으며, 세 자녀를 함께 두고 있다. 조타의 관이 성당 안으로 옮겨지는 동안, 그녀는 오열하며 관 뒤를 따랐고, 가족과 친구들의 품에 안겨 흐느꼈다.

교회 종이 울리자 장례식장은 침묵에 잠겼고, 성당 밖에 모인 시민들은 뜨거운 박수로 형제를 배웅했다. 이후 장례식은 가족과 가까운 지인들만 참석한 비공개 방식으로 이어졌으며, 두 사람의 유해는 곤도마르 근처 가족 묘역에 안치됐다.



장례식이 열린 당일 저녁 축구장에서는 또 다른 방식의 추모가 이어졌다.

파리 생제르맹(PSG)의 우스망 뎀벨레는 6일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8강 바이에른 뮌헨(독일)과의 라이벌전에서 득점한 후, 조타가 생전에 자주 했던 '게이밍 세리머니'를 그대로 따라 했다. 손가락으로 조이스틱을 잡은 듯한 동작을 취하며, 단지 골을 넣은 기쁨이 아닌 경의를 표현했다.

조타는 FIFA 시리즈 게임의 열렬한 팬으로 잘 알려져 있었다.

그는 2021년 FIFA21 챔피언스 리더보드 세계 1위에 오른 적도 있으며, 자신의 이름을 딴 e스포츠 팀 '디오고 조타 e스포츠(현 루나 갤럭시)'도 설립해 스트리머로도 활동했다.



같은 날 열린 또 다른 클럽월드컵 8강전, 레알 마드리드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경기에서도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교체 출전한 프랑스의 세계적인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가 후반 추가 시간 아르다 귈러의 크로스를 시저스킥으로 마무리하며 팀의 세 번째 골을 넣었다. 골 직후 그는 카메라를 향해 손가락으로 숫자 '20'을 만들어 조타의 등번호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음바페는 경기 후 별도의 발언을 하지 않았지만, 그의 세리머니만으로도 축구계 동료로서의 경의와 애도의 감정이 충분히 전달됐다.

한편, 조타의 생전 마지막 소속팀인 리버풀 안필드 구장 앞에도 팬들이 모여 그를 추모했다.

구단 공식 애도 성명과 함께 팬들은 구장 외곽에 조타의 유니폼, 꽃다발, 스카프, 자필 편지를 놓으며 그를 기렸다. 리버풀에서의 5년은 조타가 축구 선수로서, 인간으로서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았는지를 증명해주고 있다.

그가 남긴 발자취는 이제 기록 속에 남지만, 그의 이름은 여전히 경기장 곳곳에서, 팬들의 기억 속에서 살아 숨 쉴 수 있게 됐다. 조타와 안드레 실바 형제는 전 세계 축구 팬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남게 됐다.


사진=한국경제뉴스/X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