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기사 일본이 피해자?…구보 소속팀, '나가사키 원폭 기념관' 방문 시끌→"평화의 의미 되새겼다"
기사입력 2025-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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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에다드는 지난 20일 일본에 입국해 본격적인 프리시즌 일정을 시작했다. 일본 대표 미드필더 구보 다케후사 역시 팀과 현지에서 합류해 시선을 모았다.
입국 다음 날인 21일에는 나가사키 스타디움 시티에서 J2리그 소속 V 파렌 나가사키와 평가전을 치렀다.
그런 소시에다드가 나가사키에 머무는 동안 마케팅 일환으로 찾은 장소는 단순한 관광 명소가 아니었다.
팀이 방문한 '나가사키 원폭 자료관'은 1945년 8월 9일, 인류 역사상 두 번째 원자폭탄이 투하된 비극의 현장을 보존하고 있는 전쟁의 참상을 일깨우는 기념관이다.
소시에다드는 구단 공식 SNS를 통해 "나가사키시에 위치한 나가사키 원폭 자료관을 방문해 전쟁과 평화의 의미를 되새겼다"면서 "종전 80년, 나가사키 원폭 자료관을 방문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었다. 이곳은 깊은 성찰과 경의, 그리고 영원한 평화를 다시금 맹세하는 장소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체험은 우리 마음속에 영원히 각인될 것이다. 절대 잊지 않겠다"라는 글을 남기며, 선수단과 스태프가 자료관을 둘러보는 모습을 공개했다.
구단에 따르면, 선수단은 감독을 포함한 전원 참석으로, 무겁고도 진중한 분위기 속에 관람에 임했다. 구보를 비롯해 브라이스 멘데스, 아리츠 엘루스톤도 등이 전시물 앞에서 숙연한 표정으로 자료를 살피는 모습이 포착됐다.
하지만 일본의 원폭 피해를 상징적으로 전시하는 장소를 유럽 축구팀이 방문한 행위는 순수한 감동과 별개로 미묘한 국제적 파장을 불러올 소지를 안고 있다.
심지어 이 장소는 일본 내에서도 해석이 엇갈리는 상징물이다. 피해자로서의 기억만을 강조하는 전시 구성, 가해국이었던 일본의 역사적 책임에 대한 상대적 침묵 등은 국내외 역사학계에서 꾸준히 비판받아 왔다.
그런 의미에서 유럽 구단, 특히 전쟁 당사국이 아닌 제3국 소속 클럽이 원폭 자료관을 공식 일정으로 방문하고 '절대 잊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남기는 행위는 자칫 일본의 전쟁 피해자 중심 서사에 무비판적으로 동조하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다.
이는 특히 아시아의 다른 전쟁 피해국의 입장에서 결코 가볍게 받아들일 수 없는 문제다.
더욱이, 해당 방문은 프리시즌 투어의 콘텐츠 중 하나로 노출됐기 때문에 이러한 이미지 소비 방식은 추모와 마케팅의 경계가 과연 명확한가라는 의문을 제기한다. 해석은 이들을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에 달렸다.
한편, 소시에다드는 이번 일본 투어에서 한 경기를 더 치를 예정이다. 다가오는 25일 요코하마에서 요코하마 FC와 맞대결을 펼친다.
이번 시즌부터 사령탑을 맡은 세르히오 프란시스코 감독 체제 아래, 팀은 프리시즌을 통해 전력을 점검하고 조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사진=레알 소시에다드/풋볼 존/매일신문/풋볼 채널
윤준석 기자 redrupy@koreaec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