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기사 'A매치 106경기' 장슬기의 조언과 응원 "실패라는 말 안 썼다…경험만 쌓이면 잘할 것" [현장인터뷰]
기사입력 2025-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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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슬기는 자신이 대표팀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표팀 경기에 임했는지 말하면서 지금 대표팀의 어린 선수들이 경험만 쌓는다면 충분히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이야기했다.
장슬기는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의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여자부 1차전에 선발 출전해 전반전 추가시간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동점골을 터트리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이날 한국은 후반전 들어 한 골을 추가 실점해 1-2로 끌려가다 경기 막바지 터진 지소연의 동점골로 2-2 무승부를 거뒀다.
여자 축구대표팀의 대표적인 '멀티 플레이어' 장슬기는 이날 왼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해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공격과 수비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격수 출신이고, 중원에서도 곧잘 뛰는 장슬기는 위치를 가리지 않고 좋은 활약을 펼쳤다.
백미는 전반전 추가시간에 터진 동점골이었다. 한국의 공격 상황에서 오버래핑을 통해 공격에 가담한 장슬기는 페널티지역까지 침투, 흘러나온 공을 강력한 슈팅으로 연결했다. 이것이 상대 수비 맞고 굴절돼 골문 안으로 들어가면서 한국의 동점골이 됐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장슬기는 "보고 (슈팅을) 때렸다기 보다 강하게 차서 누구라도 맞고 들어가라는 생각으로 찼다"며 "그게 통했는지 운이 좋게 득점이 됐다"고 웃었다.
그는 또 "나도 공격수로 축구를 시작했기 때문에 득점이 어렵다는 걸 안다. 답답하지는 않았고, 이런 경기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나중에는 더 잘하면 된다"며 몇 차례 득점 찬스를 놓쳤던 선수들을 다독였다.
장슬기는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만 하면서 경기에 임했다. 비겨서 아쉬운 거는 사실이지만, 지나간 일은 지나간 것"이라면서 "다가올 한일전이 있기 때문에 오늘까지만 아쉬워하고 내일부터는 다시 한일전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며 중국전 무승부라는 결과는 아쉽지만, 다가올 한일전에 전력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1994년생인 장슬기는 아직 30대 초반이지만, 중국전 출전으로 자신의 106번째 A매치를 소화한 여자 축구대표팀의 베테랑 중 한 명이다.
장슬기는 여전히 베테랑들에게 의존하는 분위기에 대해 어린 선수들이 경험을 쌓는다면 현재 대표팀의 주축인 베테랑들을 금방 따라잡을 수 있을 거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대표팀 경기 경험도 중요하지만, 소속팀에서 경험을 많이 쌓으면 우리보다 더 잘할 것 같다. 지금 어린 선수들이 우리보다 더 젊고 신체적으로도 좋기 때문에 경험만 쌓이면 더 잘할 거라고 생각한다"며 선수들에게 경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몇 년 뒤면 이 선수들이 다 치고 올라올 거다. 앞으로 지켜봐 주시면 분명히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며 선수들을 치켜세웠다.
어린 선수들을 위해 대표팀에서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말해달라는 요구에 장슬기는 "평범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 나는 남들처럼 생각하려고 하지 않았다"며 "실패라는 단어를 잘 쓰지도 않았고, 만약 실패했다고 해도 그게 나중에는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하면서 계속 간절하게 축구를 했더니 이렇게 됐다"고 했다.
특히 여자 축구대표팀을 대표하는 멀티 플레이어로 자리 잡은 것에 대해 장슬기는 "나도 멀티 플레이어로 뛰면서 지금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어린 나이에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게 사실"이라며 "멀티 포지션이라는 거에 대해 감독님과 코칭 스태프가 믿고 있다는 것만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어린 나이에 멀티 포지션을 소화하는 능력을 배우면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나처럼 다양하게 뛸 수 있다. 이 장점이 좋기 때문에 포지션을 정하지 않고 다양하게 배운다는 게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장슬기는 "감독님께서 추구하시는 스타일이 분명히 있으실 거다. 원하는 선수의 스타일을 고려해 방향성을 유지하실 것 같다"면서 "그래서 어린 선수들을 발굴하고, 여자 축구를 많이 바꾸려고 노력하시는 것 같아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신상우 감독의 행보를 지지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김환 기자 hwankim14@koreaec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