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불확실성·건설 부진 지속…올해 성장 낙관은 '아직'(종합) >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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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 2025-07-28 01:27

일반기사 관세 불확실성·건설 부진 지속…올해 성장 낙관은 '아직'(종합)

기사입력 2025-07-25

작성자 이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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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와 수출이 살아나면서 2분기 우리 경제도 반등했다. 하반기에도 정부의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 투입 등이 경기 개선세를 이끌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불투명한데다 지방을 중심으로 건설투자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낙관하긴 힘든 상황이다.

소비·수출 살아나 2분기 GDP 반등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성장률은 전기대비 0.6%, 전년동기대비 0.5% 상승했다. 한은이 지난 5월 전망한 2분기 전기비 성장률(0.5%)보다 0.1%포인트 높았다.

소비, 수출, 투자 등 경제 곳곳에서 활기를 되찾았다. 민간 소비가 0.5% 늘어나, 지난 1분기 역성장(-0.1%)에서 큰 폭 뛰었다. 1분기 0%였던 정부 소비도 2분기에는 1.2%로 상승했다. 민간과 정부 소비를 합친 내수에 대한 성장률 기여도는 0.3%포인트로 집계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유예와 미국과 중국의 무역 합의로 2분기 수출도 개선됐다. 1분기 0.6% 감소했던 수출은 2분기에는 전기 대비 4.2% 증가했다. 수출 증가율이 2020년 3분기(14.6%) 이후 4년 9개월(19분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주로 반도체, 석유·화학제품 등의 수출이 호조세를 보였다. 따라서 순수출(수출-수입)도 성장률을 0.3%포인트 끌어올렸다.

상호 관세 재개 이전 미국 기업들의 선매입 수요가 확대된 가운데 견조한 HBM(고대역폭 메모리)수출, 의약품 수입 허가 품목 확대, 한류로 인한 한국 화장품 수요 지속 등이 수출 반등을 뒷받침했다.

투자는 여전히 뒷걸음질쳤다. 건설투자 감소폭은 1분기 3.1%에서 2분기 1.5%로 줄었으나, 설비투자 감소폭은 0.4%에서 1.5% 확대됐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각각 0.1%포인트, 0.2%포인트씩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하반기 관세 불안·건설 부진 ‘복병’
2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오면서 연간 성장률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앞서 한은은 올해 연간 성장률을 0.8%로 전망했다. 여기에 추경 효과가 더해진다면 올해 0.9%까지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를 위해서는 3분기와 4분기 평균 0.7% 성장한다면 가능하다. 연간 1% 성장하려면 하반기 평균 성장률이 0.8% 이상이 돼야 한다.

하반기는 양호한 소득과 심리, 추경 효과 등을 고려하면 내수를 중심으로 성장이 기대된다. 하지만 8월부터 부과되는 미국 관세로 인해 하반기 수출은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3분기부터는 관세 영향이 본격화돼 수출이 부정적 영향을 받는 반면, 2차 추경과 경제 심리 회복 등으로 민간소비와 내수는 좋아질 수 있다”며 “하반기 성장 양상은 지난 2분기와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거나 유지했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0%로 올렸다. 한은의 전망치도 이에 준하는 수준으로 상향될 전망”이라며 “내년 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반등이 예상되며, 2% 성장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봤다.

성장률 상향의 배경으로 건설투자를 꼽았다. 이 연구원은 “한국의 성장률을 가장 크게 깎아 먹고 있는 분야는 건설투자인데 선행지표들은 점차 바닥에 가까워지고 있거나, 바닥을 형성했다”며 “건설경기가 더 나빠지지만 않더라도 성장률에는 상당한 반등 효과를 가져온다”고 진단했다.

하반기 수출이 크게 약화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저점을 통과하고 있다”며 “관세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수출에 우호적인 환경은 아니나, 시간이 지날수록 관세 우려는 낮아질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올해 성장률은 1% 초반대를 예상한다”면서 “하반기 소비가 반등하고 건설 경기가 저점을 통과하며 내수 중심의 ‘상저하고’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아직 1%대의 성장을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이날 한미 ‘2+2 장관급 회담’ 개최가 불발된 상황에서 관세 협상 난항으로 인한 수출 둔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건설경기의 빠른 회복을 예상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미, 미·중 협상이 변수가 될 것이다. 미·중 협상은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에 영향을 주고, 국내 전체 수출에서 미국과 중국의 비중이 40%에 육박한다”며 “지방 부동산 침체에 따른 미분양 등으로 건설투자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하반기 성장률에 변수”라고 강조했다.

이정윤 (jyoon@koreaec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