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물가 영향 시작…연준 금리 신중론 힘싣나(종합) >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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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 2025-07-28 08:44

일반기사 트럼프 관세, 물가 영향 시작…연준 금리 신중론 힘싣나(종합)

기사입력 2025-07-16

작성자 이윤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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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희 특파원 =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반등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관세 정책의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물가상승이 미미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오는 8월 상호관세 발표를 앞둔 만큼 인플레이션 우려는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통화당국의 금리정책도 신중론에 무게가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노동부는 15일(현지 시간)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2.7%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 3.0%, 2월 2.8%를 기록했다가 3월 2.4%로 낮아졌다. 4월(2.3%)과 5월(2.4%) 낮은 수준을 유지했으나 6월 들어 비교적 큰 폭 높아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관세 정책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마침내 표면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미 CNBC는 "6월 중 관세가 가격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관세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징후들은 있다"며 "관세에 임감한 의류 가격은 (전월 대비) 0.4% 올랐다. 마찬가지로 관세 영향을 받는 가정용 가구 가격은 한달 만에 1% 인상됐다"고 주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6월 인플레이션이 상승했는데, 이는 기업들이 관세 비용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기 시작했다는 잠재적인 신호다"며 가구와 의류 외에도 영상 및 음향 제품(1.1%), 장난감(1.8%) 가격이 올랐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관세 정책을 쏟아내면서도, 기존 물가 지표 등을 근거로 인플레이션을 부추기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촉구해왔다.

반면 대부분 경제학자들은 관세가 가격상승으로 이어지고, 경제 성장을 저해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연준 역시 물가상승 우려를 이유로 기준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반등하자,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AP통신은 "많은 기업들이 올봄 상품 재고를 쌓아두면서 가격 인상을 늦출 수 있었고, 다른 기업들도 (가격을 올리기 전) 관세 조치가 영구화될지 지켜보기 위해 기다렸을 가능성이 크다"며 "6월에 가격을 인상했다고 밝힌 세계최대 소매업체 월마트를 포함해 많은 업체들이 이제는 수건을 던지고 소비자들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통신은 "인플레이션 악화는 대선후보시절 생활비용을 즉시 낮추겠다고 약속했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도전을 제기한다"며 "새로운 인플레이션 수치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현 상태로 유지할 가능성을 더욱 높게 만든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교역국을 타깃으로 삼은 상호관세의 경우 아직 발효되지도 않았다는 점이 물가상승 우려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무역합의에 이르지 않을 경우, 8월 1일부터 한국과 일본에 25%, 유럽연합(EU)과 멕시코에 30%, 캐나다에 35% 등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다만 관세 영향이 일부 표면화되기는 했으나, 그 정도와 지속성이 어느정도일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다수 소매업체들은 아직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기에 올해 말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것이라는 주장과, 일부 인상이 있더라도 지속적인 인플레이션까지는 아니라는 주장이 혼재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이러한 논쟁은 연준 내부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일부는 관세가 공급망이나 생산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물가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 반면, 상당수는 무역합의나 기업들의 조정 노력 등으로 최종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봤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안정적인 수준이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의 질문에 "물가상승은 거의 없다. 수치는 매우 좋았고, 예상 범위 안"이라고 말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보도참고자료에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매달 인플레이션의 가장 좋은 척도인 근원물가지수는 예상치보다 낮거나 일치했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sympathy@koreaec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