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기사 KH그룹이 장악한 빛과전자…알펜시아리조트 자금지원 시동
기사입력 2025-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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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빛과전자의 종속회사인 프레스티지개발은 KH강원개발이 보유한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용산리 157-3외 20필지를 280억원에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KH강원개발은 알펜시아리조트 운영사, 해당 부지는 리조트 인근이다. 취득 목적은 ‘신규사업 관련 부동산 매입’, 취득 예정일은 12월 31일이다.
프레스티지개발은 지난 10일 자본금 10억원으로 신규 설립된 회사다. 김민호 빛과전자 대표가 대표를, 배기복 빛과전자 대표 등이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토지 매입을 위한 280억원 조달 계획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배회사인 빛과전자가 자금을 대줄 가능성이 크다.
빛과전자는 KH그룹이 최대주주에 오르자마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KH건설 자회사 에스이에코가 출자한 케이헤드조합은 지난 22일 44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대금을 빛과전자에 납입했다. 이를 통해 케이헤드조합은 지분 11.06%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됐다.
KH그룹은 지분율을 더 높일 예정이다. 다음 달 케이헤드조합은 56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대금을 빛과전자에 낼 예정이다. KH필룩스가 99.9% 출자한 비엔에스조합도 오는 30일 200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대금을 빛과전자에 납입하기로 했다. 해당 절차가 모두 완료되면 케이헤드조합의 지분율은 15.04%, 비엔에스조합의 지분율은 33.32%가 된다.
빛과전자의 기존 최대주주는 라이트론홀딩스다. 라이트론홀딩스는 지난 5월 이에이치조합에 지분 8.91%를 넘기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이치조합은 지난 5월 30억원의 계약금을 라이트론홀딩스에 지급한 데 이어 6~7월 네 차례에 걸쳐 중도금 120억원을 냈다. 22일 잔금 약 38억원을 지급하며 거래가 종결됐다.
이에이치조합은 KH그룹의 우호세력인 것으로 보인다. KH그룹은 이에이치조합과 라이트론홀딩스 간 지분양수도 계약이 맺어진 이후 빛과전자의 이사회를 장악했다. 지난 1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배기복 당시 알펜시아리조트 이사 등 KH그룹 측 인사가 이사회에 진입했고, 이사회는 같은 날 배 이사와 김민호 당시 KH건설 이사를 각자대표이사로 선임했다.
KH그룹은 향후 그룹 사업에 빛과전자를 총동원할 전망이다. 빛과전자는 지난 1일 임시주총에서 정관 변경을 통해 부동산 및 바이오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KH그룹 관계자는 “그룹이 강점을 가진 부동산 개발 및 투자 분야를 더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H그룹은 빛과전자를 조달 창구로 활용할 예정이다. 현재 KH그룹의 상장 계열사 KH건설, KH미래물산, KH필룩스, IHQ 등은 모두 거래정지 상태다. 상장사를 통해선 유상증자나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한 외부 투자유치가 비교적 수월하다. 앞서 KH그룹은 상장사를 확보하기 위해 대양금속 적대적 인수합병(M&A)에도 나섰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빛과전자는 대규모 자금조달을 예고했다. 지난 임시주총에서 발행주식예정총수를 기존 5억주에서 10억주로, CB 발행한도를 기존 5000억원에서 6000억원으로 늘렸다.
일각에서는 빛과전자가 본업 대신 그룹 계열사 지원을 위한 ‘돈줄’로만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빛과전자의 자금여력은 빠듯한 상태다. 2023년 189억원, 작년 4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1분기 말 기준 결손금은 879억원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상장사인 빛과전자의 일반 투자자들은 광통신모듈 사업을 보고 이 회사에 투자했다”면서 “빛과전자가 계열사 지원을 위해 회사의 이해관계와 맞지 않는 결정을 하는지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배상윤 KH그룹 회장은 수천억원대 배임·횡령 혐의 등에 대한 검찰 수사를 피해 3년째 해외 도피 중이다. 최근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다음달 귀국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한종 기자 onebell@koreaec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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