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기사 ‘3기 신도시’ 교통망 확충 속도에도 제자리 걸음 중인 GTX
기사입력 2025-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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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계양 등 일부 도시는 빠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입주가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교통망 구축이 늦어질 경우 3기 신도시 공급 일정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이틀 전인 지난 22일 서울지하철 3호선 연장사업인 ‘송파하남선 광역 철도’의 기본계획을 승인하면서 송파하남선 구축 사업이 본격화 됐다.
개통이 이뤄지면 3기 신도시 중 하나인 하남교산에서 강남고속터미널까지 이동 시간을 30분 단축할 수 있게 돼 3기 신도시 교통망 확충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송파하남선 사업 시동...철도망 구축 본격화
이번 송파하남선 승인으로 고양은평선·강동하남남양주선과 함께 경기도 내 3기 신도시 교통망 확충 사업이 본격 궤도에 오르게 됐다. 3개 사업은 모두 오는 2027년 공사를 시작해 2031~2032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3기 신도시는 지난 2018년 문재인 정부에서 집값 안정을 내놓은 공급 대책이다. 최근 서울 집값이 고공행진하며 새 정부에서 다시 주목받게 됐다.
구체적으로 ▲남양주 왕숙(7만5000가구) ▲하남 교산(3만7000가구) ▲인천 계양(1만7000가구) ▲고양 창릉(3만8000가구) ▲부천 대장(1만9000가구) 등 5개 지역에 총 18만5769 가구를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이어 광명 시흥과 의왕·군포·안산, 화성 진안, 과천 등이 후발 지구로 지정됐다.
국토교통부의 업무계획에 따르면 3기신도시 본청약 공급가구 수는 8000호로 이를 비롯한 공공분양 물량은 약 2만8000호 수준에 그친다.
송파하남선은 서울 3호선을 하남시청까지 11.7km 연장하는 사업으로 하남감일과 교산지구를 경유한다. 고양은평선은 고양시청에서 출발해 고양 창릉지구와 향동지구를 관통, 은평 새절역까지 연결된다.
강동하남남양주선은 서울 강동구 강일동에서 출발해 하남 미사를 거쳐 남양주시 왕숙・왕숙2지구와 진접 2지구까지 이어진다.
고양은평선은 지난해 12월 기본계획 승인을 받고 입찰을 거쳐 기본설계 심의 절차를 진행 중이다. 착공까지는 실시설계 적격 업체 선정, 설계 완료, 사업계획 승인이 남았다. 강동하남남양주선은 올해 하반기 기본설계를 추진해 실시설계 적격 업체를 추릴 예정이다.
늦어지는 GTX...‘교통 공백’ 진통
반면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사업은 공사비 급등에 따른 자금조달 문제와 시공사 이탈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3기 신도시를 지나는 GTX-C노선과 B노선은 지난해 1월과 3월에 각각 착공식을 열었으나 1년이 지나도록 진행이 되지 않고 있다.
오는 2030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는 GTX-B노선은 인천 송도에서 남양주 마석까지 연결되는 노선이다. 3기 신도시인 남양주 왕숙·하남 교산·인천 계양 등과 연결되며 이중 인천대입구~용산, 상봉~마석 구간이 민간 업체가 사업을 진행하는 민자구간이다.
하지만 공사비 문제로 DL이앤씨·롯데건설 등이 컨소시엄에서 철수했으며 글로벌 재무투자자(FI)인 맥쿼리도 철수를 결정했다.
사업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정부는 올해 추가경정예산(추경)에서 당초 2968억원이던 사업 예산을 1222억 원으로 40% 이상 감액했다. 이후 대우건설·현대건설·포스코이앤씨를 주축으로 한 컨소시엄이 지난달에야 금융조달 논의를 마무리 짓고 착공에 돌입했다.
전 구간 민자사업으로 3기 신도시의 의왕역과 과천 등을 지나는 GTX-C노선은 올해 상반기 착공 예정이었으나 첫 삽조차 뜨지 못했다. 예산 집행률은 0.4%에 불과하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고금리와 원자재, 인건비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공사비가 급격히 오르는 반면 GTX 공사 사업성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건설사마다 목표로 하는 수익률에 차이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수익성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일부 건설사들이 컨소시엄에서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국토부 제2차관에 광역교통 분야 전문가인 강희업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장이 임명되면서 GTX 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 차관은 취임식에서 “수도권 GTX는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GTX는 신도시 선호도 향상에 기여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신도시 조성과 반드시 동시에 이뤄지진 않는다”며 “3기 신도시 입주는 내년 말부터 시작되겠지만 본격적인 입주 시기는 2027년에서 2028년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에서도 신도시 공급 속도를 늦춘 적은 없었다”며 “고금리와 물가 상승에 따른 공사비 증가, 4.5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른 공사 기간 연장, 투자 보상 지연 등 현실적인 문제로 속도전이 어려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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