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정 "'스우파3', 잘해봐야 본전"…그럼에도 뛰어든 이유 >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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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 2025-07-28 04:41

일반기사 리정 "'스우파3', 잘해봐야 본전"…그럼에도 뛰어든 이유

기사입력 2025-07-25

작성자 조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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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뉴스 조혜진 기자) '스우파3'에서 팀 코리아 범접의 막내로 활약한 리정이 여정을 마무리한 소감과 함께 출연 비화를 전했다.

지난 22일 막을 내린 Mnet '월드 오브 스트릿 우먼 파이터'는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의 세 번째 시즌이다. '국가대항전'으로 체급을 키운 이번 시즌에는 한국을 포함해 뉴질랜드, 미국, 일본, 호주 5개국의 6크루가 참여, 월드클래스 댄서들이 존재감을 드러내며 강렬한 '춤 싸움'을 벌여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특히 한국 팀으로는 지난 2021년 '스우파' 열풍의 주역이던 시즌1의 '리더즈'가 뭉쳐 시작 전부터 화제가 됐다. 시즌1에서 YGX의 리더로 팀을 이끌었던 리정은 시즌3에선 리더즈 사이 막내가 됐다. 하지만 그는 "마음가짐은 크게 다른 게 없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행복한 마음으로 경쟁에 임했다"는 리정은 "(마음가짐이 아닌) 사회적으로 많이 달라졌다고 느꼈다. 직업의 인식도, 문화적으로도 많이 발전했다. 이젠 사람들이 우리만큼, 혹은 우리보다 더 춤을 사랑해주고 있다는 사실이 존재했다는 게 달랐다"며 최종 결정을 맡는 총괄 디렉터가 존재했지만, 작업물 안에는 모두의 역할과 감각이 있었다고 밝혔다.

더욱이 지난 시즌이 워낙 큰 사랑을 받은 만큼, 다시 경쟁에 뛰어드는 일에는 용기가 필요했을 터. '잘해봐야 본전'이라는 대중의 반응을 인지했음에도 "상관없었다"고. 그럼에도 뛰어든 이유는 춤을 사랑하는 '진실성'을 믿었기 때문이다. 리정은 "춤은 곧 자아가 된다. 내 자아를 실현하는 이 판에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잃을게 많다 하더라도 큰 상관없었다"며 대중 역시 자신들의 진실성을 봤기에 좋아해 준 게 아닌가 싶다고 짐작했다.

시즌1의 리더들이 모인 범접은 메가크루 미션에서 '역대급' 퍼포먼스로 뚜렷한 존재감을 각인시켰지만, 파이널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최종 4위로 여정을 마무리했다. 탈락 배틀 후 리정은 많은 눈물을 쏟아내기도. 이에 대해 그는 "패배감에 운 건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리정은 "저는 영상 작업을 많이 해서 영상으로 사람을 만나는 댄서이다 보니까 라이브 무대 기회가 소중했다"고 했다. 특히 그는 "말로는 항상 '덕분에 제가 있다' 하지만, 그걸 춤으로 표현할 수 있는 자리가 적다"며 파이널이라는 명분 있고 영광스러운 곳에서 감사를 표현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슬펐던 것이라 눈물의 이유를 밝혔다.

이어 그는 "두 번째 이유는 언니들이랑 투닥거리면서 밤낮없이 춤추면서 경쟁하는 일은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그게 아쉬웠다"고 했다. 다만 "슬픔은 이틀 정도 갔다"며, "라이브는 콘서트도 있고, '언니들이랑도 또 하면 되지' 생각으로 탈락의 고배를 잘 마신 것 같다"고 담담히 이야기했다.

리정은 프로그램의 "순기능을 모두 흡수하고 탈락했다"고도 밝혔다. '스트릿 댄스 시리즈'가 사랑받은 이유는 결국 '자존심 싸움'처럼 보이던 댄서들의 강한 자신감이 결국은 '자존감'으로 만들어졌다는 걸 대중도 느꼈기 때문. 리정 역시 "초반엔 '네가 잘하냐, 내가 잘하냐'를 두고 겨루다가 어느 시점에 가니 당장 너보다 잘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어떻게 얼마나 오래 잘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더라. 이 여정에 우리 모두가 다 필요하다는 걸 확인했을 땐 더 이상의 경쟁은 없었다. 포기할 것인가 말 것인가라는 스스로와의 경쟁만이 있었다"는 성숙한 대답을 들려줬다.

'영리더'로 사랑받았던 시즌1 당시 리정은 "24살에 뭐 하셨어요?"라는 명언을 남기기도. 28살이 된 지금 24살의 자신을 돌아보면 "너무 예쁘다"는 리정은 "나르시시즘 같아 보일 수 있지만, 정말 열심히 했다. 한 순간도 열심히 안 한 적이 없다. 춤을 잘 추는 것보다 더 큰 자부심이 된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러나 "꿈같은 나날을 보내면서도 많은 것들이 불안했다"는 리정은 당시의 자신에게 "그 불안을 잘 이겨내 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고도 했다. 30대가 될 리정 역시, 그 불안을 잘 이겨내는 사람이었으면 한다고. 그는 "잘 해냈으니 '믿고 해 봐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성장과 성과가 있는 사람이길 바란다. 제가 나름 겪고 있는 이 불안과 힘듦이 돌아보면 별 거 아니라고 여길 미래가 있길 바란다"고 털어놨다.

'춤'이라는 문화를 메인스트림으로 끌어올린 '스우파1'과, 큰 사랑을 받은 후 다시 시작된 '스우파3'는 리정에게 어떤 것을 남겼을까. 리정은 "1은 제 인생을 바꿨고 3은 제 신념을 바꿨다"고 이야기했다. "자신이 있어야만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 줄 알았다"는 리정은 "이번 시즌에서 저는 자신이 없었음에도 '할 수 있어요'를 외쳤다. 자신이 없었는데 의외의 포인트에서 터진 게 많았다. 그럼에도 '무언가 탄생할 수 있구나'라는 게 저에겐 엄청난 느낌이었다"고 그 이유를 부연했다.

그는 "자신감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 자세인데 자신이 없지만 용기를 내는 것도 중요한 자세다. '나도 할 수 있는 사람일지도?'라는 가능성을 봐서 저에게 굉장히 소중하다"며 "많이 무너졌고, 자신이 없었는데 '나의 무너짐 또한 멋있게 봐주는 것도 축복이네' 했다"며 "저의 셀링포인트는 엄청난 자신감과 실패 경험이 없는 게 사랑받는 큰 부분이라 생각했는데, 고꾸라지는데도 응원해 주시는 걸 보면 난 그 이유만으로 사랑받은 건 아닌가 보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러면서 "'스우파'를 봤든 보지 않으셨든 관심 가져주는 모든 분들까지 다 감사하다. 감사함의 연속이던 여정이었다"고 시리즈를 마친 소감을 덧붙였다.

사진=더블랙레이블, 리정 계정, 엠넷 방송화면

조혜진 기자 jinhyejo@koreaec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