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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 2025-07-28 08:51

일반기사 "힙합씬 한계 느껴"…유명한아이, '숲'에서 새 판 펼치다

기사입력 2025-07-05

작성자 김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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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뉴스 김예나 기자) '숲'은 처음부터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는다. 미지의 '숲' 속에는 기대 이상의 풍경이 숨겨져 있을 수도 있고, 너무나도 외로운 황량함이 기다릴 수도 있다. 그래서 더 두렵고, 더 매력적인 '숲'이다.

래퍼 유명한아이(Yumewanaii)는 그런 '숲'을 택했다. 남들이 아직 머뭇거리는 방향으로 먼저 발을 틀었고,  무엇이 기다릴지 알 수 없는 길을 혼자서 뚜벅뚜벅 걸어 들어갔다.

몇 년 전, 대부분의 힙합 뮤지션들이 릴스나 숏폼 콘텐츠에 관심조차 두지 않을 때 그는 이미 그 안에서 자신의 리듬을 실험했고, 결과적으로 반응을 터뜨렸다. 그러나 '상업적이다', '그게 무슨 힙합이냐'는 비난도 함께 따라붙기 마련.

그런 그가 이번에는 온라인 플랫폼 '숲(SOOP)' 속으로 또 한 번 방향을 틀었다. '숲'은 기존 '아프리카TV'로 큰 사랑을 받아온 플랫폼으로 지난해 리브랜딩을 통해 새로운 이미지 구축 중이다. 오랫동안 사용되던 'BJ'라는 호칭도 '스트리머'로 개편, 플랫폼 전반에 걸쳐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유명한아이 역시 이 변화의 흐름에 발맞춰 움직였다. 자신만의 색깔을 갖춘 힙합 뮤지션으로서 소신을 단단히 장착한 채, '숲'이라는 새로운 무대에서 다시 한 번 자신만의 방식으로 길을 내는 선택인 셈. 그렇게 플랫폼의 변화와 자신만의 실험적 움직임 사이에서 유의미한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중이다.

지난 3월, 유명한아이는 '숲'에서의 스트리머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제 약 3개월째. 짧다면 짧은 시간 속에서도 그는 빠르게 자신만의 색을 구축하며 존재감을 넓혀가고 있다.
사실 그는 이전부터 다른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자신만의 IP를 구축하고, 영상 콘텐츠를 직접 기획·제작하며 꾸준히 팬층을 쌓아온 인물이다. 그렇다면 왜, 이미 갖춰진 기반을 두고도 새로운 무대로 스트리머라는 타이틀에 도전한 걸까?

"콘크리트 팬이 더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요즘 힙합 씬이 예전 같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고, 라인을 타지 않으면 어느 순간 한계가 분명하다는 느낌도 있었고요. 그래서 마케팅 방향을 좀 다르게 가져가보자 했죠. 사실 스트리머 활동 시작할 때, 어느 정도 공지는 했지만 대대적으로 알리진 않았어요. 일단 자리를 좀 잡고, 나만의 색이 확실해졌을 때 그때 천천히 더 얘기해보려고요."

유명한아이는 무언가를 시작하면 꾸준히 해내는 스타일이다. 시작 전엔 고민이 많지만, 일단 시작하면 반드시 끝을 보고야 만다. 그 과정이 아무리 고독하더라도, 묵묵히 혼자만의 인내를 견디며 버텨내는 힘이 있다.
 
그는 '숲' 관계자들과의 미팅 당시를 떠올리며 "열심히 하면 되겠구나"라는 확신을 얻었다고 했다. 새로운 환경에 자신을 던지고, 그 속에서 다시 한번 음악과 자신을 확장할 수 있다는 확신. "음악적으로 판을 한 번 키워보자"라는 말에서 제안 이상의 신뢰를 느꼈다고 회상했다.

"저도 당시 라이브 방송을 해야 할지 고민하던 시점이었어요. 그때 플랫폼 여러 군데를 비교해보고 있었는데, 딱 그 타이밍에 '숲'과 좋은 인연이 된 거죠. 사실 저만의 패턴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거든요."

다만, 유명한아이에게 '숲'의 첫인상은 낯섦과 의문으로 다가왔다. 기존에 대중적으로 알려진 이름 '아프리카TV' 자체에 대한 인식도 크게 없던 터라, '숲'이라는 새로운 브랜드 역시 생소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던 것.

특히 힙합 뮤지션으로 활동해온 그가 어떤 식으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할 수 있을지, 의문도 이어졌다. 하지만 플랫폼 안으로 조금 더 깊숙이 들어가 보자 생각이 달라졌다.

"막상 들어와 보니까 생각보다 음악 스트리머들도 많고, 세부 카테고리도 잘 나눠져 있고, 음악 잘하시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여기서 자리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틀 안에서 나만의 색을 만들고 싶었고요. 무엇보다 팬분들이 되게 탄탄하더라고요. 기존 채널에서 유입되는 팬들부터 실시간으로 새롭게 생기는 팬들까지 다양하다 느꼈어요."

한 번 방송을 시작하면 기본 4~5시간. 그는 단순히 켜고 흘려보내는 라이브가 아닌, 자신만의 콘텐츠를 준비하고, 루틴을 만들어가고 있다. 실제로 일주일치 방송 일정표를 미리 짜서 규칙적으로 운영하며 팬들과의 호흡을 이어가는 중이다. '만원의 행복', 'CCTV', '수다' 등 매일 다른 테마의 방송을 구성해 음악은 물론 일상과 생각을 공유하며 소통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이것저것 해보고 싶어요. 사실 개인적인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체력적으로도 힘들 때가 많긴 하지만, 그래도 앞으로 2~3년 정도는 꾸준히 해보려고요. 내 방송이 어떤 색을 가질 수 있을지, 그걸 만들어가는 과정이 재밌어요. 다양한 기획도 해보고 싶고, 콘셉트도 계속 바꿔가면서 나만의 방식으로 채워가고 싶어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숲, 유명한아이

김예나 기자 hiyena07@koreaec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