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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 2025-07-28 04:57

일반기사 아, 나 이래서 블랙핑크 좋아했지

기사입력 2025-07-07

작성자 장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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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뉴스 고양, 장인영 기자) 뜨거운 여름밤, 핑크빛 파도가 한국을 뒤덮었다. 완전체로 돌아온 블랙핑크가 7만8000명의 팬들과 함께 다시 한번 K팝 역사를 써 내려갔다.

6일 블랙핑크(지수, 제니, 로제, 리사)는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1년 10개월 만의 새 월드투어 '데드라인(DEADLINE)'을 개최했다.

이번 공연은 180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K팝 걸그룹 신기록을 세운 '본 핑크(BORN PINK)' 이후 약 1년 10개월 만의 투어다. 또한 블랙핑크는 K팝 걸그룹 최초로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 단독 입성하며 새로운 역사의 첫 페이지를 펼친다.

한국의 무더위만큼이나 블링크(팬덤명)의 열기도 뜨거웠다. 고양 콘서트는 오랜만에 이뤄진 블랙핑크의 완전체를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자리인 만큼 국내 팬들뿐만 아니라 각국에서 모인 팬들로 장관을 이뤘다. 실제 앞서 진행한 예매에서도 준비했던 좌석이 순식가네 동이나 시야제한석까지 추가 오픈, 5~6일 양일 관객 7만8000명을 동원했다. 

수만 개의 좌석을 가득 채운 핑크빛 '뿅봉'(응원봉 애칭)이 눈길을 사로잡은 가운데 '킬 디스 러브(Kill This Love)'의 웅장한 사운드와 함께 네 명의 멤버들이 무대에 오르며 가만히 서 있어도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뿜어냈다. 이어 '핑크 베놈(Pink Venom)',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 '불장난', '셧 다운(Shut Down)'까지 가타부타한 멘트 없이도 누구나 알법한 히트곡 무대로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지난해 블랙핑크는 그룹이 아닌 솔로로 연예계를 평정했다. 멤버 전원이 솔로 앨범으로 그룹 활동 못지않은 커리어를 경신한 것. 그에 걸맞게 이번 콘서트에서는 4인 4색의 솔로 무대도 관전 포인트로 꼽혔다. 두 멤버씩 이어진 솔로 무대에서 지수는 '얼스퀘이크(Earthquake)', '유어 러브(Your Love)', 리사는 '뉴 워먼(New Woman)', '락스타(Rockstar)'를 선보였으며 단체 무대 후 제니는 '만트라(Mantra)', 'with the IE (way up)', '라이크 제니(like JENNIE)'와 로제는 '3am', '톡식 틸 디 엔드(toxic till the end)', '아파트(APT.)'를 선보였다. 각기 다른 취향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다채로운 솔로로 수만 블링크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공연 중간 리사는 "와썹 블링크", 지수는 "오늘 마지막 날인데 더 잘 놀 수 있죠"라며 호응을 유도했다. 특히 매 공연 라이브로 화제를 모은 블랙핑크임에도 1년간 솔로 활동으로 더욱 탄탄하게 다져진 실력이 이날 콘서트에서 폭발했다. 야외 공연장이라는 공간적 특성에도 쩌렁쩌렁한 라이브는 꽉 막힌 속을 뻥 뚫어주기 충분했다.

불꽃놀이 축제를 방불케 하는 화려한 불꽃 장치도 무대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이 밖에도 세트리스트와 안무 구성, 소품 등 모든 제작 과정에 멤버들이 직접 참여하며 진정성을 담아내 현장에 있는 모두가 주인공인 축제 같은 시간을 선물했다.

야외에서 진행된 공연인 만큼 시간의 흐름을 뚜렷히 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 해가 저물 무렵에는 '돈 노 왓 투 두(Do Know What To Do)', '스테이(STAY)', '러브 식 걸즈(Love Sick Girls)' 등 서정적인 노래로 블랙핑크만의 감성을 한층 살렸다.

하나 아쉬운 점을 꼽자면, 공백기 동안 별다른 그룹 활동이 없었던 만큼 세트리스트가 지난 '본 핑크' 때와 별반 다르진 않다는 것. 하지만 이같은 아쉬움도 '실력'으로 상쇄시킨 블랙핑크다. 이들은 천상계 라이브로 똑같은 무대도 180도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내며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전 투어와의 차별점은 2년 8개월 만의 신곡 '뛰어(JUMP)'를 처음으로 선보인 것. 곡명처럼 절로 기립하게 만드는 '뛰어' 무대를 고양에서 처음 선보인 블랙핑크는 "너무 중독되지 않냐. 이제 곧 공개되는데 여기서 먼저 공개한 거니까 신곡 공개되면 들어주시고 사랑해달라"고 당부했다.

오랜만에 완전체로 팬들 앞에 서는 만큼 '무대 장인' 멤버들 역시 떨리는 심경을 내비쳤다. 리사는 "사실 어제부터 진짜 떨렸다. 아직도 떨린다"며 "너무 떨리는데 저희랑 같이 재밌게 놀고 있는 모습을 보니까 너무 좋더라. 한국에서 첫 시작이라 더 뜻깊고 기쁘다"고 진심을 전했다.

블랙핑크는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16개 도시, 31회차에 달하는 월드투어에 돌입한다. 제니는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감사하다. 맨 위의 좌석까지 사람들이 꽉 찬 걸 보니 아직도 너무 설렌다"며 "오늘을 마지막으로 월드투어를 떠나려니 아쉬운데 블링크 여러분들을 다시 만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앞서 지수가 "얼마 안 남았다. 점프 안 하시면 집에 가서 후회한다"고 팬들을 향해 귀여운 경고를 날린바. 이에 팬들은 '뚜두뚜두', '마지막처럼', '포에버 영(Forever Young)' 무대에서 모두가 일제히 일어서 블랙핑크와 하나가 됐다.

한편, 블랙핑크는 고양에 이어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토론토, 뉴욕, 파리, 밀라노, 바르셀로나, 런던, 가오슝, 방콕, 자카르타, 불라칸, 싱가포르, 도쿄, 홍콩 등 각자의 스타디움급 공연장을 수놓으며 글로벌 톱 아티스트의 존재감을 공고히 할 계획이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장인영 기자 inzero62@koreaec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