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제곱미터', 현실은 잘 담았는데 >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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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 2025-07-28 05:04

일반기사 '84제곱미터', 현실은 잘 담았는데

기사입력 2025-07-17

작성자 김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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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뉴스 김예은 기자) 전반부는 흥미로운데, 후반부는 과하다.

넷플릭스 영화 '84제곱미터'는 84제곱미터 아파트로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영끌족 우성(강하늘 분)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층간 소음에 시달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로 호평받은 김태준 감독이 새롭게 선보이는 스릴러다.

김태준 감독이 층간소음을 겪으면서 구상한 작품인 만큼, 현실을 잘 담았다. 제목 '84제곱미터'도 '국민평형'이라 불리는 아파트 32평을 뜻한다.

우성은 서울의 국민평형 아파트에 살고 싶어 '영끌'을 한 캐릭터. 월급으로 이자 충당이 불가능해 퇴근 후 아르바이트까지 하는 신세다. 그렇게 힘들게 갖게 된 집인데, 층간소음으로 인해 편히 쉴 수조차 없다.



고통받던 우성은 층간소음의 근원지를 찾아 나선다. 그 과정에서 여러 후보들이 등장하고, 서로 의심까지 하게 된다. 그 상황 속 입주민 대표 은화(염혜란)는 GTX 개통이 확정될 때까진 시끄러운 일이 생기면 안 된다며, '집값'에만 신경쓰는 모습이다. 우성은 돈을 건네며 설득하는 은화의 말에 동조한다.

'국민평형' 아파트에 살고 싶어 무리를 해 아파트를 사고, 빚에 허덕이고, 그 아파트값이 떨어질까 우려하고, 오르기를 바라는 모습 모두 현실을 잘 담아냈다. 층간소음으로 고통받는 모습 또한 현실적이다. 또한 우성은 아파트 투자로 힘든 상황에도 코인 투자로 또다른 한방을 노린다. 이 역시 현실감이 넘친다.

그러나 중반부를 넘어서며 그 매력이 크게 떨어진다. 층간소음을 낸 인물이 누구인지가 드러나면서 과한 흐름이 이어지기 때문. 폭력적인 장면이 연이어 나오고, 살인사건까지 일어나면서 현실적인 스토리로 흥미를 끌었던 '84제곱미터'는 다른 흐름을 보여준다. 긴장감을 더 높이려는 클라이막스 부분인데, 오히려 긴장감을 내려놓게 만든다.

다만 아파트라는 한정적이고 좁은 공간을 주요 배경으로 삼았음에도 118분의 러닝타임은 지겹지 않게 흘러간다. 작품을 끌고 가는 강하늘의 힘도 돋보인다.

한편 '84제곱미터'는 오는 18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사진 = 넷플릭스 
 
 

김예은 기자 dpdms1291@koreaec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