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으면 안 돼" 안효섭·이민호, 찌질하고 처절한 美남들 ['전독시' 입덕시①] >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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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 2025-07-28 05:01

일반기사 "멋있으면 안 돼" 안효섭·이민호, 찌질하고 처절한 美남들 ['전독시' 입덕시①]

기사입력 2025-07-23

작성자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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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뉴스 오승현 기자) 스크린에 데뷔한 '10년 차 배우' 안효섭, 10년 만에 극장에 '복귀'한 이민호가 만났다.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감독 김병우)을 통해 안효섭과 이민호가 현실이 된 소설의 유일한 10년 독자인 김독자와 소설을 이끌던 소설 속의 주인공 유중혁으로 만났다.

새로운 K-판타지에 도전한 김병우 감독의 '파격 캐스팅'이 궁금증을 자아낸다. 영화 경험이 없는 '스크린 신예' 안효섭을 주인공 김독자로, 홀로 극을 이끌어갈 존재감이 있는 이민호를 영화의 긴장감을 주는 신비로운 존재로 배치했다.

안효섭은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독자를 준비하며 '보편성'에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에는 제가 키도 크고 이렇다 보니 어긋날 수 있나 생각도 했는데 선입견이더라. 저 같은 사람도 어딘가에 존재하는 거고, 세상에 공존하기 때문에 선입견을 버리고 접근하려고 했다"며 "감독님이 절 '지극히 평범해서' 캐스팅했다고 하셨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병우 감독 또한 인터뷰를 통해 "그분을 딱 보고 평범하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고 해명한 후, 안효섭이 보편성과 특수성을 동시에 지닌 사람이라고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굉장히 성실하더라. 꾸준히 촬영을 해왔던데 그 지점에 크게 매료가 됐다"며 그가 김독자의 면모를 보이고 있었음을 덧붙였다.

또한 주인공의 자리에 영화 신예를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서도 "새롭게 다잡는다는 느낌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서는 캐스팅에 기대지 않고 만들고 싶은 걸 만든 후 배우를 데려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관객에게 신선함을 주기 위해 시나리오에 맞춘 캐스팅을 한 것임을 강조했다.

안효섭은 '멋있어보이면 안 된다'는 마음을 가지고 내내 촬영에 임했다. 그간 그가 보여줬던 역할과는 사뭇 다르다. 찌질할 땐 찌질하고, 소심할 땐 소심하다. "누구나 멋있고 싶은 욕망이 있다"고 토로한 안효섭은 "하지만 독자가 언제 싸워봤겠나. 매번 찍고 '너무 멋지지 않았어요?', '너무 영웅 같지 않았어요?'하며 촬영했다"고 이야기했다.

멋있을 수 없는 인물을 표현했던 안효섭은 "누구나 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상상하며 만들었다"고 덧붙이며 "독자가 더 멋있어지는 날이 오길 바라고 있다"고 속편에 대한 욕망도 고백했다.


이민호는 '전독시' 속 자신의 분량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제 분량은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존재의 의미와 설득력만 따지는데, 충분하다면 분량은 상관 없다"며 그의 파격 변신이 담긴 애플TV+ '파친코'와 같은 이유로 '전독시'를 선택했음을 밝혔다.

앞으로 더욱 다양한 작업에 참여하고 싶다는 이민호는 '원톱 주연작'만 선택하지 않는 자신을 향한 시선에 대해 "이런 건 한국의 선입견이다. 외국 배우들에겐 '저 사람이 받쳐주는 역할을 했구나' 하는 게 없다. 제가 20대 때는 이런 작품이 제안 조차 안 들어와서 못했다. (분량) 생각으로 작품을 대했던 적은 없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작품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의미가 있어야한다. 제가 왜 작품을 했는지는 명확히 느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역할이나 분량은 중요하게 여기는 편이 아니다"라고 덧붙이며 '전독시'를 대했던 마음을 전했다.

또한 멋있는 이미지이자 김독자의 유일한 롤모델인 유중혁이지만, 정작 이민호는 자신의 캐릭터의 멋에 의문을 가졌다고. 그는 "전 감독님에게 계속 이야기했다. 더 처절해야만 한다, 어떤 순간이든지 처절함이 묻어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유중혁은 처절할 수록 설득력 가져갈 수 있지 않겠나 생각이었다"며 '전독시'를 완성한 주요 감정선을 이야기했다.

김병우 감독은 안효섭을 신선함으로 택했다면, 이민호는 확실함으로 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유중혁에) 이민호 말고는 머릿속에 없었다. 이 사람 말고는 어떻게 표현하지 싶었다. 이민호는 이 대사들을 너무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존재만으로 장르를 만들 수 있다"라며 비현실적인 주인공 역에 이민호가 적합했던 이유를 전했다. 그에게 이민호는 CG, 이펙트 없이도 장르 구현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감독의 확신 있는 파격 캐스팅, 비주얼보다 감정에 신경 쓴 배우들의 마음이 '전지적 독자 시점'에 힘을 더한다.

한편, '전지적 독자 시점'은 23일 개봉했다.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오승현 기자 ohsh1113@koreaec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