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이유] MZ 모여라! 스쳐 지나간 '어하루', 지금 제대로 즐길 때 > 국내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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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 2025-08-17 16:44

일반기사 [그래서 이유] MZ 모여라! 스쳐 지나간 '어하루', 지금 제대로 즐길 때

기사입력 2025-08-03

작성자 이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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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뉴스 이유림 기자) 지치고 바쁜 일상 속, 가벼운 설렘이 필요한 순간. 2019년 방송된 '어쩌다 발견한 하루'는 방영 당시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2025년 지금 다시 꺼내볼 이유가 분명한 작품이다.

2019년 방송된 MBC 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이하 '어하루')'는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최고 시청률 4.1%, 최종회 3.6%로 시청률에서 아쉬운 성적을 남긴 작품이었다. 시청률을 좌우하는 4050 세대의 취향과는 다소 결이 달랐던 이 작품은 1020 세대가 더욱 공감할 수 있는 감성과 세계관을 품고 있었다.

당시에는 OTT 플랫폼이 활발하지 않았던 탓에 10대와 20대가 주로 활동하는 커뮤니티 중심으로만 화제성을 끌었다. 그러나 OTT 이용이 대중화된 지금 '어하루'는 다시 조명되기에 충분하다.

'어하루'는 여고생 은단오(김혜윤)가 정해진 운명을 거스르고 사랑을 이뤄내는 본격 학원 로맨스 드라마. 학원물의 단점은 종종 뻔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으나 '어하루'는 그 공식을 뒤집는다.

이 작품의 가장 큰 강점은 만화 속 세계라는 신선한 세계관이다. 이 속에서 주인공은 주인공이 아니다. 은단오는 부잣집 외동딸에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는 인물이지만 간헐적인 기억의 공백을 통해 자신이 만화 속 세계의 엑스트라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 드라마는 주연들의 사랑 이야기 대신 조연의 서사를 본격적으로 조명한다. 특히 은단오보다 더 존재감이 없었던 인물은 남자 13번. 이름조차 없던 그는 은단오가 이름을 붙여준 후 하루(로운)가 된다.

만화 속 세계는 두 공간으로 나뉜다. 등장인물들이 정해진 대사를 연기하는 구간은 '스테이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구간은 '쉐도우'다. 각 장면이 넘어갈 때마다 책장이 넘어가는 듯한 '사각' 소리를 효과음으로 활용하면서 세계관 설정을 감각적으로 구현했다.

은단오는 하루를 통해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되고, 설정값도 이름도 없는 인물과 서서히 감정을 나누며 사랑을 키워간다. 이들의 관계는 스스로 서사를 만들면서 학원물 특유의 풋풋한 감성을 자극한다.

로맨스 판타지 장르에 대한 세대별 반응은 극명하게 갈린다. 기성세대에게는 여전히 낯선 영역이지만 1020 세대에게는 웹툰과 웹소설을 통해 이미 익숙해진 자연스러운 장르다.

다소 유치하게 느껴질 수 있는 설정이나 대사에도 불구하고 '어하루'는 웹툰 원작 드라마가 주류로 떠오른 지금 시점에 더욱 잘 어울리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어쩌다 발견한 하루'는 왓챠, 웨이브, U+모바일TV에서 시청할 수 있다.

사진=MBC

이유림 기자 reason17@koreaec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