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간신히 지킨 '상남자'…KBS, 아이돌 캐스팅이 능사는 아닌데 >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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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 2025-07-28 08:51

일반기사 1% 간신히 지킨 '상남자'…KBS, 아이돌 캐스팅이 능사는 아닌데

기사입력 2025-07-27

작성자 이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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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뉴스 이창규 기자) KBS 새 수목 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상남자'가 험난한 출발을 알린 가운데, 과연 목표한 시청률을 달성할 수 있을까.

지난 23일 첫 방송된 '내 여자친구는 상남자'는 하루아침에 꽃미남이 돼버린 여자친구 김지은(아린 분)과 그런 여자친구를 포기할 수 없는 여친 바라기 박윤재(윤산하)가 펼치는 대환장 로맨스.

인기리에 연재됐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했고, 주조연급 배우에 아린, 윤산하, 츄, 현준 등 전현직 아이돌이 포진해있다는 점은 기대를 모을 만 했다. 특히나 전작이었던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또한 아이돌 출신인 서현과 옥택연을 주연으로 내세워 비교적 좋은 성적을 거뒀기에 같은 효과를 노렸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의 기대는 처참하게 무너졌다.

첫 방송에서 1.7%의 시청률을 기록, 2025년 방영된 KBS 수목극 중 가장 낮은 첫 회 시청률을 기록했다. 게다가 2회에서는 1.1%로 떨어진데다, 동시간대 방영된 지상파 프로그램 중 가장 낮은 시청률이라는 굴욕을 맛봤다.

물론 KBS가 이미지 쇄신을 위해 아이돌 캐스팅을 한 점은 이해가는 부분이지만, 오히려 그 쇄신을 위한 선택이 발목을 잡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tvN이나 ENA는 케이블 채널이라는 약점을 갖고 있음에도 KBS보다 평일 드라마 시청률이 높게 유지되고 있는데, 이들은 아이돌 캐스팅을 고집하지도 않는다. 오로지 작품성이나 기획력 부문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기에 좋은 평가가 이어질 수 있는 것.

KBS 수목극은 올해 유독 부진이 심했다. 지난해까지는 이순재의 노익장이 빛났던 '개소리'와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리메이크라는 평가를 받았던 '수상한 그녀'까지 모두 4%를 돌파했지만, 올해는 아직까지 4%를 기록한 작품이 하나도 없다.

오히려 0%대의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만 두 작품이나 된다. 올해의 출발을 알린 '킥킥킥킥'은 지상파 드라마 역사상 최저 시청률인 0.3%를 기록하며 종영했고, '빌런의 나라'는 그나마 전작보다는 흥행했지만 3%의 시청률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어서 방영되었던 '24시 헬스클럽'은 '폭싹 속았수다', '약한영웅'으로 '넷플릭스의 아들'이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올 한 해 좋은 평가를 얻었던 이준영, '술꾼도시여자들', '낮과 밤이 다른 그녀'로 연달아 흥행에 성공한 정은지가 뭉쳤음에도 1%대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했다. 심지어는 종영 직전 0.7%까지 시청률이 떨어지며 또다시 0%대의 굴욕을 맛봤다.

그나마 '남주의 첫날밤'이 최고 3.4%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KBS 수목극의 부활을 이끄는 듯 했으나, '내 여자친구는 상남자'의 초반 부진으로 인해 다시금 올해 초로 회귀한 느낌을 준다.

물론 OTT 플랫폼을 통해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이 되어버린 현 시점에선 시청률이 전부가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케이블 채널인 tvN이나 ENA도 평일 드라마가 KBS보다는 시청률이 높게 나온다는 점을 보면 작품 자체에 대한 문제가 크다고 볼 수도 있다.

앞서 지난 23일 진행된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윤산하는 목표하는 시청률에 대해 '10%'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10%는 커녕 3%를 기록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 과연 이들이 남은 회차에서 시청률을 끌어올리며 반전을 맞이하게 될지 주목된다.

사진= KBS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koreaec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