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기사 '괴물'로 진화 중인 롯데 홍민기, 급성장은 日 유학 효과?…"자신 있게 전력투구!" [부산 인터뷰]
기사입력 2025-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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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는 2025시즌 전반기를 3위로 마감한 뒤 11일부터 오는 16일까지 엿새 동안의 올스타 휴식기에 돌입했다. 주축 야수들의 연쇄 부상 이탈 악재를 딛고 상위권에 안착하는 기염을 토했다.
롯데가 전반기를 3위 이내의 성적으로 마친 건 양승호 전 감독 시절인 2012년 이후 13년 만이다. 투타에서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뎁스 강화와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마운드에서는 특히 좌완 파이어볼러 유망주 홍민기의 등장이 큰 힘이 됐다. 홍민기는 지난 5월 17일 삼성 라이온즈전을 시작으로 이달 8일 두산 베어스전까지 10경기 20이닝, 승패 없이 1홀드 평균자책점 1.35의 성적을 기록했다.
홍민기는 특히 지난 8일 두산전에 선발등판, 5이닝 3피안타 7탈삼진 1실점 쾌투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최고구속 153km/h, 평균구속 150km/h를 찍은 직구와 143km/h까지 스피드를 끌어 올린 고속 슬라이더 투 피치로 두산 타선을 제대로 윽박질렀다. 프로 데뷔 첫승은 이뤄내지 못했지만 후반기를 기대하게 만드는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홍민기는 "지난 8일 경기는 제구적으로 가장 만족스럽다. 빠르게 타자들과 승부를 해서 투구수도 많지 않았다"며 "감독님께서 기회를 많이 주셨고, 그 기회를 운 좋게 잘 잡은 것 같다"고 전반기를 돌아봤다.
2001년생인 홍민기도 2020년 대전고를 졸업하고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특급 유망주였다. 지난해까지 1군 등판은 4경기, 4이닝이 전부였지만 잠재력만큼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홍민기는 2025시즌을 2군에서 시작했지만, 지난 5월 말부터 퓨처스리그에서 제구가 점차 잡히기 시작했다. 1군 콜업 이후에는 좌완 파이어볼러의 매력을 한껏 보여주고 있다.
홍민기는 "2군에서만 있다가 1군에서 주목을 받고 결과도 좋게 나오다 보니까 더 욕심이 생긴다"며 "나는 지금 승리, 홀드, 세이브 등 기록보다는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해서 (경쟁력을) 보여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각오를 밝혔다.
홍민기는 올해 급성장의 비결로는 '일본 단기 유학'의 효과를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 4월 구단의 주선으로 일본 야구 아카데미 넥스트 베이스에 다녀왔고, 귀국 후에는 퓨처스리그 코칭스태프와 영점을 다시 잡는 과정을 거쳤다.
홍민기는 "일본에 다녀와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이걸 토대로 김상진 코치님, 문동환 코치님과 상의를 하면서 훈련을 가져갔다"며 "제구가 잡히니까 저 자신 있게 전력투구를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일본에서는 몸에 여러 센서를 붙여서 측정하는 걸 해봤다. 일본 톱클래스 투수들과 비교를 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얘기를 들었다. 도움이 많이 됐다"고 강조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홍민기를 후반기 불펜 필승조로 기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홍민기가 2025시즌을 선발투수로 준비하는 빌드업 과정이 없었던 데다, 팀 내 좌완 불펜 요원 중 구위로 압도하는 유형의 투수가 없는 사정도 고려됐다.
홍민기는 "선발이든 불펜이든 게임에 내보내 주시면 그 위치에 맞게 최선을 다하겠다"며 "최준용이나 정철원 형처럼 필승조 경험은 없지만 시켜만 주신다면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사진=한국경제뉴스 부산/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koreaec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