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기사 "감독실 정리하다 보니 많은 생각 나" 히어로즈 떠난 홍원기 감독, 마지막 작별 인사 남겼다…"이제…
기사입력 2025-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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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감독은 지난 16일 자신의 SNS를 통해 "키움 히어로즈에서의 제 지도자 생활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직접 팬 여러분께 인사드릴 기회가 없어, 이렇게 SNS를 통해 글로나마 마음을 전한다"고 운을 뗐다.
키움은 지난 14일 홍 감독과 고형욱 단장, 김창현 수석코치의 경질을 발표했다. 설종진 퓨처스팀 감독이 1군 감독대행, 1군 운영팀장이었던 허승필 팀장이 단장으로 이동했다.
홍 감독은 지난 2021년 1월 키움 구단 제6대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2021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 2022시즌 한국시리즈 진출 및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거둔 뒤 올해까지 3년 총액 14억원 규모 재계약에 성공했지만, 끝내 계약 기간을 전부 채우지 못하고 중도 낙마했다.
원인은 성적이었다. 키움은 2023시즌 이정후의 부상 이탈과 주축 선수들의 부진 여파로 리그 최하위까지 추락했다. 2024시즌에도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약해진 전력을 극복하지 못하고 2년 연속 꼴찌에 머물렀다.
키움은 올 시즌 전반기까지도 27승61패3무(승률 0.307)의 성적을 거두며 최하위에 머물렀다. 9위 두산 베어스(36승49패3무)에 10.5경기 차로 뒤져 있어 사실상 3년 연속 최하위 성적표를 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키움 관계자는 홍 감독 경질 발표 당시 "전반기를 마친 뒤 구단 내부적으로 어느 정도 (홍원기 감독과 고형욱 단장 경질) 결정을 내렸다"며 "금일 최종적으로 확정한 뒤 위재민 대표이사께서 홍원기 감독님, 고형욱 단장님, 김창현 수석코치님께 내용을 전달하셨다"고 전했다.
또 "우리 팀이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고, 성적 부진 장기화로 변화나 쇄신을 위한 결정이 필요했다"며 "현재 체제와 분위기에서는 어떤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홍 감독은 마지막 작별 인사에서 "감독실을 정리하다 보니 많은 장면들이 스쳐 지나가더라. 2022년, 그 가을 무대에 다시 올랐던 순간엔 정말 전율이 돌고,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감독으로서 처음 승리를 거뒀던 날의 긴장과 기쁨, 감독 취임을 공식 발표했던 날의 설렘도 아직 선명하다"며 2009년 코치로 시작해 어느덧 17년이라는 시간을 이 팀과 함께했다. 코치 시절 입단했던 송성문 선수가 이제는 주장으로 팀을 이끄는 모습을 보니 정말 많은 시간이 흘렀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고 지난 시간을 되돌아봤다.
이어 "최근 팬 여러분들께서 보내주신 많은 댓글과 메시지들, 하나하나 직접 답변드리진 못했지만 모두 읽었다. 그 안에 담긴 진심 어린 응원과 따뜻한 말들 정말 큰 힘이 됐고, 깊이 감사드린다"며 "긴 시간 동안 성적과 관계없이 늘 퇴근길을 뚫고 응원하러 와주시던 팬분들, 뛰어와 선물을 건네주시던 분들, 그리고 손편지로 마음을 전해주시던 분들까지 그 마음 하나하나 다 기억하고 있다"고 지금까지 응원을 보내줬던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홍 감독은 또 "이제는 야구장 밖에서, 조금 멀리서 이 팀을 지켜보려 한다. 그래도 마음만은 여전히 그라운드를 향해 있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마주치게 된다면, 저도 그날은 한 명의 팬으로서 누구보다 큰 박수를 보낼 것"이라며 "우리 선수들 남은 시즌 다치지 말고, 끝까지 좋은 모습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팬 여러분도 선수들을 믿고, 마지막까지 뜨거운 응원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홍 감독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늘 애써주신 구단 현장 직원 여러분들께도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씀 꼭 전하고 싶다. 부족한 저에게 늘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했다"며 작별 인사를 마무리했다.
사진=한국경제뉴스 DB
김유민 기자 k48944@koreaec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