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52승 말하다] 류현진 "나만 별로 한 게 없네?" 겸손한 전반기 1위 소감…소년가장이었던 괴물, 이제는 외롭지 않다 >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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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 2025-07-28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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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7-16

작성자 조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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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뉴스 조은혜 기자) '혼자 짐을 짊어지던 시절은 지났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처음으로 전반기를 1위로 마친 소감을 전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는 고척 키움전, 대전 KIA전을 모두 쓸어담고 6연승을 질주, 시즌 전적 52승33패2무(승률 0.612)를 기록하며 전반기를 마무리 지었다. 빙그레 이글스 시절이던 1992년 이후 33년 만의 50승 선착과 전반기 1위를 달성이다.

지난해 최종 순위 8위로 고개를 숙였던 한화였지만, 올해는 가을야구 꿈이 무르익고 있다. 1982~1988년 전후기리그, 1999~2000년 양대리그를 제외하고 단일리그에서 전반기 1위를 한 팀들은 100%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역대 50승을 선점한 팀 중 71.4%가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 한화는 한국으로 복귀한 류현진이 유일한 10승 투수였지만, 올해는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가 이미 전반기에 10승 이상을 달성했고, 문동주가 7승을 거두며 선발진이 한화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류현진 역시 내전근 부상으로 한 차례 이탈했음에도 안정적인 활약으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15경기 80이닝을 소화해 5승4패 평균자책점 3.26을 기록하며 전반기를 끝냈다.

류현진은 반환점을 돈 소감을 묻자 "개인적으로는 중간에 내전근으로 세 턴 정도 거른 게 아쉬웠다"고 마음에 걸렸던 부분을 먼저 털어놨다. 그는 이내 "괜히 무리해서 던지려고 하다가 (쉬는 기간이) 더 길어질 수도 있고, 1등을 달리고 있으니까"라고 서두르지 않고 준비했던 이유를 밝혔다.

전반기를 1위로 끝낸 부분에 대해서는 "그냥 좋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류현진은 "투수들이 정말 잘해줬다. 타자들이나 수비에서도 힘을 내주면서 필요한 순간에 점수가 많이 나와 역전승도 많았다. 또 지킬 때는 중간 투수들이 잘 지켜줬다"면서 "나만 별로 한 게 없네"라고 겸손하게 말하며 웃었다.

류현진은 "(MVP로) 누구 한 명을 꼽기가 어렵다"고 선수단 모두 함께 만든 1위라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일단 투수는 외국인 투수 두 명이 너무 잘해줬고, 중간에서 길게 던져줘야 할 때나 지고 있을 때 던져야 하는 선수들도 정말 잘 던졌다. 그러면서 야수들이 쫓아갈 수 있는 경기를 만들어 준 경우가 정말 많다. 한 명을 고르기가 힘들다"며 "야수들도 마찬가지다. 한 명을 뽑을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메이저리그 진출 직전, 한화에서 뛰던 류현진의 별명은 ‘소년가장’이었다. 최고의 활약을 펼쳐도 타선도, 수비도, 불펜도 류현진을 도와주지 못한 날들이 많았다. 마운드에서 홀로 버텨야 했던 시간. 하지만 이제 한화는 더 이상 류현진 한 명에게 의존하는 팀이 아니다. 모든 선수들이 고르게 힘을 내며 33년 만의 전반기 1위라는 기록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여전히 류현진이 있다.

이제는 지켜야 하는 입장이다. 한화는 2위 LG 트윈스(48승38패2무·승률 0.558), 3위 롯데 자이언츠(47승39패3무·승률 0.547)와 각각 4.5경기차, 5.5경기차에서 후반기를 시작한다. 주장 채은성은 "가장 더울 때가 가장 힘을 내야 하는 순간이다"라고 강조했다.

류현진 역시 "올스타 브레이크를 잘 쉬고 나서 후반이 중요할 것 같다. 처지지 않게 선수들이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개인적인 목표를 묻는 질문에도 "수치적인 건 없다. 개인적인 승리나 이닝보다도, 한 경기를 처음부터 실점하지 않고, 어려워지는 흐름으로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사진=한국경제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koreaec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