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기사 롯데 '괴물 좌완', LG 방망이 불태웠다…ERA 1.21까지 뚝→"무조건 막겠다는 마음으로 던져" [잠실 …
기사입력 2025-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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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기 좋았던 기세를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롯데는 지난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팀 간 10차전에서 6-1로 이겼다. 전날 1-2 석패를 설욕하고 후반기 첫 승전고를 울렸다.
롯데는 이날 선발투수로 나선 터커 데이비슨이 5회까지 1실점으로 제 몫을 해줬다. 타선도 3회초 윤동희의 선제 1타점 적시타, 유강남의 2타점 2루타로 3점을 뽑아내면서 3-1로 리드를 잡았다.
롯데는 다만 5회부터 7회까지 추가 득점이 불발, LG에게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LG는 7회말 선두타자 천성호가 롯데 정철원에 우전 안타를 쳐내면서 반격을 시작했다.
롯데 벤치는 여기서 투수를 홍민기로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홍민기는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첫 타자 박해민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쾌조의 컨디션을 뽐냈다. 볼카운트 0B 2S에서 3구째 150km/h짜리 직구로 박해민을 얼려버렸다.
홍민기는 계속된 1사 1루에서도 신민재를 상대로 힘으로 밀어붙이는 피칭을 펼쳤다. 노볼 2스트라이크에서 6구째 149km/h짜리 직구로 내야 땅볼을 유도, 1루 주자를 2루에서 포스 아웃으로 잡아냈다.
홍민기는 계속된 2사 1루에서 문성주의 타석 때 1루 주자 신민재의 2루 도루 시도를 간파하고 견제로 잡고자 했지만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1루수 정훈의 2루 악송구까지 겹치면서 2사 2루 득점권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홍민기는 흔들리지 않았다. 문성주를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 내고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1볼 2스트라이크에서 135km/h짜리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실점을 막아냈다.
롯데는 홍민기의 7회말 무실점 역투를 발판으로 8회초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2사 만루에서 전민재의 밀어내기 볼넷, 한태양의 2타점 적시타로 6-1까지 달아나면서 LG의 추격 의지를 꺾어놨다.
홍민기는 8회말에도 투구를 이어갔다. 선두타자 김현수를 2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1사 후 문보경을 중전 안타로 내보낸 뒤에는 김강현과 교체, 등판을 마쳤다. 김강현이 후속타자 박동원과 대타 오지환을 내야 땅볼로 처리하면서 자책점 없이 이날 게임이 마무리됐다. 1⅓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홀드를 수확했다.
홍민기는 경기 종료 후 "팀이 2점 차로 앞서고 있고, 책임 주자가 있는 중요한 상황에 등판했다"며 "내가 막아내지 못하면 분위기가 뒤집힐 수도 있었기 때문에 무조건 막으려고 했다. 오늘 같은 팀 분위기를 계속해서 이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2001년생인 홍민기도 2020년 대전고를 졸업하고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특급 유망주다. 지난해까지 1군 등판은 4경기, 4이닝이 전부였지만 올해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있다.
홍민기는 2025시즌 전반기 10번의 등판에서 20이닝 2홀드 평균자책점 1.35로 펄펄 날았다. 150km/h 초중반대 패스트볼을 앞세워 타자를 윽박치르는 피칭이 일품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홍민기가 2025시즌을 선발투수로 준비하는 빌드업 과정이 없었던 점을 고려, 후반기에는 선발투수보다는 불펜에서 기용하겠다는 복안을 밝혔다.
결과적으로 홍민기의 불펜행은 일단 성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홍민기는 후반기 첫 등판이었던 지난 18일에도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보여줬다. LG 타자들은 홍민기의 패스트볼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다. 대부분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후반기 처음 두 경기를 모두 무실점으로 마치면서 홍민기의 평균자책점은 1.21까지 떨어졌다.
롯데는 기존 필승조 정철원, 최준용, 김원중에 홍민기까지 가세하면서 다른 9개 구단 어느 팀과 맞붙어도 뒤지지 않는 '최강 불펜'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koreaec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