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택 이후 'NEW 롯데 킬러' 탄생? 사직과 궁합 좋은 오스틴…"이곳에 오면 늘 힘들어" [부산 인터뷰] >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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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 2025-07-28 16:04

일반기사 박용택 이후 'NEW 롯데 킬러' 탄생? 사직과 궁합 좋은 오스틴…"이곳에 오면 늘 힘들어" [부산 인터뷰]

기사입력 2025-07-02

작성자 김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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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이 구단 역사상 최초로 3년 연속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팀 연패 탈출을 견인하는 결정적인 한방을 터뜨리고, 기분 좋게 7월을 출발했다.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LG는 지난 1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팀 간 6차전에서 3-2로 이겼다.

LG 승리의 수훈갑은 오스틴이었다. 오스틴은 3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출전, 4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시즌 20호 홈런을 쏘아 올리고 롯데를 울렸다.

오스틴은 팀이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찬스에서 롯데 선발투수 터커 데이비슨을 상대로 짜릿한 손맛을 봤다. 원 볼에서 데이비슨의 2구째 140km/h짜리 슬라이더를 공략, 좌측 폴대를 직격하는 비러기 130m짜리 타구를 날려 보냈다.

오스틴은 몸쪽 높은 코스로 들어온 공을 풀스윙으로 잡아당겼다. 발사각 26.5도, 타구속도 183.1km/h의 무시무시한 속도와 궤적으로 사직야구장 좌측 하늘을 쪼개놨다.

오스틴은 이 홈런으로 KBO리그 데뷔 첫해였던 2023시즌 23홈런, 2024시즌 32홈런에 이어 3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기록하게 됐다. 현재 페이스라면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30홈런도 충분히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오스틴은 경기 종료 후 공식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오랜만에 팀에 보탬이 될 수 있어서 기쁘다. 최근에 개인 성적이 좋지 못했기 때문에 오늘은 어떻게든 힘을 내보려고 했다. 결과가 잘 나와서 다행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 "내가 LG 최초로 3년 연속 20홈런을 기록한 건 몰랐다. 개인적으로도 3시즌 연속으로 20홈런을 친 게 처음이다"라고 웃은 뒤 "LG라는 팀에 와서 뜻깊은 기록을 세운 게 뜻깊다"고 말했다.

오스틴은 지난 5월까지 2025시즌 52경기에서 타율 0.299(184타수 55안타) 16홈런 42타점 OPS 0.998로 맹타를 휘둘렀다. 올해 리그 전체에 투고타저 바람이 불고 있는 상황에서도 오스틴의 방망이는 뜨거웠다.

오스틴은 다만 6월에는 22경기 타율 0.208(77타수 16안타) 3홈런 11타점 OPS 0.694로 주춤했다. 일단 7월을 홈런포로 스타트를 끊으면서 슬럼프 탈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오스틴은 KBO리그 최고의 흥행 매치업 중 하나인 LG와 롯데의 '엘롯라시코' 시리즈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밝혔다. 사직 원정은 언제나 힘들고 쉽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오스틴은 사직에서 2023시즌 4승3패, 2024시즌 7승1패를 거뒀다. LG '입단 동기'라고 할 수 있는 염경엽 감독과 사직에서 좋은 기억이 더 많은 셈이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은 1일 경기에 앞서 "사직에서는 이상하게 야구가 꼬인다"고 혀를 내둘렀다. 사령탑 입장에서 늘 사직 '엘롯라시코' 게임 운영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오스틴은 사직과 궁합이 좋은 편이다. 7월 1일 게임까지 통산 18경기 타율 0.356(73타수 26안타) 6홈런 20타점 OPS 1.047로 펄펄 날았다. 사직에서 유독 롯데에게 강해 '사직택'이라는 별명이 붙었던 LG의 레전드 박용택 못지 않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박용택은 타격왕을 따냈던 2009년부터 마지막 주전 시즌이었던 2018년까지 타율 0.347(274타수 95안타) 13홈런 52타점 OPS 0.975로 롯데 투수들을 괴롭혔다.

오스틴은 "웬만하면 사직 원정 경기가 힘들다는 생각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여기 올 때마다 무슨 일이 생겼다"며 "경기 시간도 길었고, 힘든 부분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롯데를 존중한다. 팀적으로 강한 데다 팀과 팬 모두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부분이 있다. 그런 부분에서는 굉장히 존경심을 표하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사진=한국경제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koreaec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