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맡길 수밖에" 조성환 대행 믿음 통했나? 어빈, '58일 만의' 선발승으로 반등 신호탄…"부진할 때도 즐거운 마음으로" [잠실 현장] >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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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 2025-07-28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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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7-03

작성자 김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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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뉴스 잠실, 김유민 기자)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마운드에 섰다."

두산 베어스 콜 어빈은 지난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 5⅓이닝 6피안타 3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어빈은 2025시즌이 개막하기 전부터 화려한 메이저리그(MLB) 경력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2019년 필라델피아 필리스 소속으로 빅리그 무대를 밟은 그는 MLB 통산 134경기에 등판해 28승을 따냈다. 2021시즌 오클랜드 애슬레틱스(현 애슬레틱스)에서는 10승 15패 평균자책점 4.24의 성적을 올리며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4월까지만 하더라도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시즌 초반 7경기에서 4승 2패 평균자책점 2.95로 만족스러운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5월 평균자책점 6.57, 6월 평균자책점 7.50으로 무너지기 시작했고, 그 사이 퓨처스리그에도 한 차례 강등되는 굴욕을 겪었다.

특히 6월 마지막 두 번의 등판에서 큰 실망감을 안겼다.

지난달 17일 대구 삼성전에서 2⅔이닝 13피안타(2피홈런) 8실점으로 공략당해 패전투수가 됐다.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지난달 26일 잠실 SSG 랜더스전에서도 3⅓이닝 7피안타 1실점을 기록하고 일찍 마운드를 내려갔다. 2경기에서 허용한 피안타만 20개에 달했다.

그리고 7월 첫 등판이었던 2일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도 이날 경기를 앞두고 "어쨌든 어빈을 믿고 맡길 수밖에 없다. 어빈이 마운드에서 본인의 공을 다 던져 줬으면 한다. 오늘도 유심히 지켜볼 생각이고, 불안감은 없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어빈은 다소 불안하게 경기를 시작했다. 1회초 선두타자 김지찬에게 안타, 구자욱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2회초를 삼자범퇴로 넘겼으나, 3회초 다시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1사 2, 3루 위기에 몰렸다. 그럼에도 야수진의 도움을 받으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5회초 2사 만루 위기까지 무실점으로 극복한 어빈은 1-0으로 앞선 6회초 선두타자 구자욱과 르윈 디아즈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디아즈의 안타 때 구자욱의 주루 플레이 실수가 나오면서 선행주자를 지웠다는 점이 위안거리였다. 어빈에게 마운드를 이어받은 이영하가 후속타자 강민호와 김영웅을 잡아내면서 어빈은 승리투수 요건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후에도 두산의 불펜은 삼성 타선을 무실점으로 꽁꽁 묶었다. 8회말 타선이 4득점 빅이닝을 만들면서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왔고, 9회초 등판한 최지강이 5점 차 승리를 지켜내면서 어빈의 선발승이 기록됐다. 이로써 어빈은 지난 5월 5일 잠실 LG 트윈스전 이후 무려 58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어빈은 이날 경기를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오늘 경기 내내 양의지 선수와 소통이 잘 됐다. 최근 우리 선발투수들이 어려운(타이트한) 경기를 무실점으로 잘 막아주고 있었는데, 나도 그런 선수들처럼 되고 던지고 싶었다"며 "오랜만에 6회에 나가서 공을 던져 조금 지쳐 있었다. 그래도 역할을 잘하고 내려온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근 부진에 대해선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어빈은 "모든 경기에서 승리하고 싶지만, 항상 성적과 상관없이 최선을 다하다 보면 성적은 따라올 거로 생각한다"며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다. 계속 최선을 다하고 있고, 성적이 안 나왔을 때도 동료들 덕에 야구장에 오는 게 즐거웠다"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이어 "결과가 안 좋았지만 지난 4경기 동안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마운드에서 투구했다. 선발 등판일이 아닐 때도 최대한 야구장에서 좋은 에너지로 운동했다"며 "올스타 브레이크 전에 한 경기가 더 남았는데, 그 경기에서도 최대한 즐길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항상 최고의 공을 보여드리고 싶다. 다만 최고의 공을 못 던지는 순간이 온다면 좋은 상황에서 다음 투수에게 공을 넘겨주는 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어빈은 "많은 분들이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사진=한국경제뉴스 DB

김유민 기자 k48944@koreaec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