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불펜 병행 피로 누적? 그건 핑계"…고향 떠난 1차 지명, '장현식 루트' 밟을까→145km/h만 찍어보길 [광주 현장] >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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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 2025-08-17 16:47

일반기사 "선발·불펜 병행 피로 누적? 그건 핑계"…고향 떠난 1차 지명, '장현식 루트' 밟을까→145km/h만 찍…

기사입력 2025-07-30

작성자 김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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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뉴스 광주, 김근한 기자) 정든 고향을 떠난 1차 지명 출신 투수 김시훈이 KIA 타이거즈 데뷔전을 치렀다.

비록 홈런을 맞았지만, 김시훈은 다양한 변화구 레퍼토리로 자신의 경쟁력을 조금이나마 선보였다. 속구 구속을 어느 정도까지 끌어올릴지가 관건이다.

KIA는 지난 28일 NC와 3대3 트레이드를 공식 발표했다. KIA는 외야수 최원준과 이우성, 내야수 홍종표를 내주고 투수 김시훈과 한재승, 내야수 정현창을 받는 트레이드에 도장을 찍었다.

KIA 이범호 감독은 "이호준 감독님과 커피를 마시다가 트레이드 얘기가 나왔다. 팀 상황상 외야보다는 불펜이 더 필요했다. 20대 중반 투수 두 명을 데려오는 게 팀 미래상 더 좋겠다고 판단했다. 내야수 정현창 선수도 퓨처스 쪽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선수"라고 트레이드 배경을 밝혔다.

KIA는 29일 곧장 김시훈과 한재승을 1군 엔트리에 포함했다. 정현창은 퓨처스팀으로 따로 이동했다.

이 감독은 "새로 온 두 투수는 지금 성영탁 선수가 하는 역할을 함께 맡을 예정이다. 4~6회 따라가거나 팽팽한 상황에서 활용하면서 필승조 부담을 줄여주려고 한다"며 "한재승 선수는 150km/h 이상은 충분히 던질 수 있는 투수다. 김시훈 선수는 구속이 잘 올라오지 않았다는데 분위기를 바꿔주면 괜찮아질 수 있다. 1군 경험이 쌓인 젊은 투수들이라 장단점을 면밀하게 보면서 기용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2018년 1차 지명으로 NC 유니폼을 입은 김시훈은 2022시즌(11홀드)과 2023시즌(12홀드) 2년 연속 두 자릿수 홀드를 달성했다. 김시훈은 2024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면서 39경기(107⅓이닝)에 등판해 3승 4패 5홀드 평균자책 4.53, 74탈삼진 59볼넷을 기록했다. 김시훈은 올 시즌 15경기(16이닝)에 등판해 1홀드 평균자책 8.44, 11탈삼진, 6볼넷으로 부진했다. 

29일 팀 합류 뒤 취재진과 만난 김시훈은 "트레이드는 남 얘기인 줄 알았는데 기사에 내 이름이 있어서 아직 적응이 안 된다. 팀에서 나를 필요로 해서 데려온 거니까 그 믿음에 보답해 드리고 싶다"며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면서 피로 누적이 있었다고 주변에서 얘기하는데 그건 핑계다. 시즌 준비가 잘 안 됐으니까 성적이 안 나온 거다. KIA에선 원래 알던 김시훈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시훈과 한재승 가운데 먼저 KIA 데뷔전을 치른 선수는 김시훈이었다. 김시훈은 29일 광주 두산 베어스전에서 1-7로 뒤진 7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김시훈은 선두타자 김인태에게 2구째 142km/h 속구을 던지다 좌중간 2루타를 맞았다. 김시훈은 후속타자 박준순을 131km/h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하지만, 김시훈은 김재환과 맞붙어 볼카운트 2B-2S 상황에서 5구째 던진 131km/h 포크볼이 비거리 125m짜리 대형 우월 2점 홈런으로 연결돼 실점했다.

이후 김시훈은 박계범과 김민석을 범타로 유도해 7회초를 매듭지었다.

8회초 마운드에도 오른 김시훈은 선두타자 정수빈과 만나 113kmh 커브를 통해 헛스윙 삼진으로 아웃 카운트를 늘렸다. 김시훈은 후속타자 이유찬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은 뒤 최지민에게 공을 넘겼다. 김시훈은 1⅔이닝 25구 2피안타(1홈런) 2탈삼진 2실점으로 KIA 데뷔전을 마쳤다.

KIA는 경기 막판 추격에 나섰지만, 끝내 6-9 패배로 7연패 수렁에 빠졌다. KIA는 시즌 46승47패3무로 승률 5할이 깨지면서 리그 7위까지 추락했다.

그나마 김시훈이 추격조 역할로 가능성을 보인 점은 다행이었다. 비록 홈런을 맞았지만, 김시훈은 슬라이더, 포크볼,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섞어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다.

다만, 속구 구속이 최고 142km/h에 그친 점은 아쉬웠다. 향후 김시훈이 속구 최고 구속을 145km/h 이상으로 끌어 올린다면 불펜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보일 수 있다. 구속 올리기에 일가견이 있는 KIA 자체 투수 육성 시스템이 김시훈에게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지가 관건이다.

KIA는 과거 NC에서 데려와 쏠쏠하게 활용한 장현식과 같은 성공 사례가 다시 나오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과연 김시훈과 한재승이 전반기 막판부터 지친 KIA 불펜진에 새로운 활력소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koreaec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