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기사 롯데 명장의 눈, '태양 폭발' 진작 알아봤다…6개월 전 호평은 립서비스 아니었다
기사입력 2025-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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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한태양은 지난해 11월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전역, 소속팀으로 복귀했다. 지난 1월 말부터 진행된 1군 스프링캠프 참가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롯데는 2025시즌 준비 과정에서 내야진 운영은 큰 걱정이 없었다. 지난해 트레이드 성공 신화를 쓴 3루수 손호영, '국가대표 1루수'로 거듭난 나승엽, 김태형 롯데 감독의 과감한 기용으로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찬 고승민, 주전 유격수로 준수한 활약을 펼친 박승욱까지 짜임새가 갖춰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태양은 스프링캠프 시작 전까지만 하더라도 1군 백업 자리를 놓고 다른 선수들과 경쟁을 펼쳐야 하는 위치에 있었다. 두산 베어스에서 트레이드로 합류한 전민재, 2년차 이호준, 베테랑 최항 등과 치열한 생존 경쟁이 예상됐다.
김태형 감독은 1차 스프링캠프 시작 후 첫 나흘 훈련 스케줄을 마친 뒤 한태양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실전에 나서기 전이었음에도 한태양이 방망이를 돌리는 모습에서 좋은 자질이 있다고 봤다.
김태형 감독은 당시 "한태양을 이번 캠프에 데려와서 보니까 움직임이 굉장히 좋더라. 방망이를 치는 스타일도 좋아 보인다"며 2025시즌 구상에 포함될 기량을 갖췄다고 호평했다.
2003년생인 한태양은 2022년 덕수고를 졸업하고 신인드래프트 2차 6라운드, 전체 54순위로 롯데에 입단했다. 고졸루키임에도 안정적인 수비력을 인정받아 데뷔 첫해부터 1군 38경기에 출전, 값진 경험을 쌓았다.
한태양은 상무에서 2023시즌 26경기 타율 0.278(54타수 15안타) 2홈런 13타점 OPS 0.844, 2024시즌 76경기 타율 0.283(233타수 66안타) 3홈런 30타점 9도루 OPS 0.781의 성적을 기록했다. 준수한 퍼포먼스를 보여줬지만 소위 말하는 '2군을 폭격했다'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록은 아니었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한태양의 2군 기록보다 캠프 기간 보여준 스윙에만 집중했다. 2025시즌 개막 후 꾸준히 한태양에 1군 출전 기회를 부여했다.
한태양은 '명장'의 눈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2025시즌 65경기 타율 0.317(104타수 33안타) 11타점 3도루 OPS 0.819로 쏠쏠한 타격 솜씨를 뽐내는 중이다. 지난 27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쐐기 1타점 2루타 포함 멀티 히트를 기록, 팀 5연승에 힘을 보탰다.
한태양은 지난 25일 KIA전에서는 팀이 3-3으로 팽팽하게 맞선 6회말 무사 1, 3루에서 상대의 허를 찌르는 페이크 앤 번트 슬래시를 완벽하게 성공, 1타점 적시타로 연결했다. 승부처에서 과감하게 방망이를 돌리는 '강심장' 기질을 뽐냈다.
롯데는 2025시즌 개막 후 손호영, 고승민, 나승엽 등 주축 야수들의 부상 이탈 악재에도 한태양이 성장세를 보여주면서 전력 출혈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나승엽이 후반기 타격 슬럼프에 빠진 가운데 고승민이 1루수, 한태양이 2루수로 나서면서 공수 모두 안정감 있는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 26일 KIA전에 앞서 "한태양은 대만 캠프 때부터 공을 때려내는 힘이 좋았다"며 "특히 실투를 놓치지 않고 힘으로 이겨내는 능력도 있다. 최근에는 결과도 잘 나오면서 자신감도 붙었다"고 호평했다.
한태양은 "감독님께서 타격할 때 내 손 위치를 바꿔주셨는데 이후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사령탑을 향해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임훈 롯데 1군 타격코치는 "한태양은 단점을 보완하는 능력이 정말 좋다. 코칭스태프가 타격에 대해 조언을 하면 빠르게 응용해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며 "성격도 차분하고 크게 긴장하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koreaec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