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2일의 기다림, 롯데는 보답 받았다…"아직 첫 경기에 불과하다" [부산 현장] >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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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 2025-07-28 10:07

일반기사 632일의 기다림, 롯데는 보답 받았다…"아직 첫 경기에 불과하다" [부산 현장]

기사입력 2025-07-10

작성자 김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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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 베테랑 좌완 심재민이 2025시즌 1군 등록 첫날 팀 역전승을 견인하는 쾌투를 선보였다. 마수걸이 승리를 손에 넣고 후반기 팀 불펜에서 활약을 예고했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롯데는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팀 간 11차전에서 연장 11회 5-4 승리를 거뒀다. 지난 8일 5-8 역전패를 멋진 역전 드라마로 되갚아줬다.

롯데는 이날 8회까지 3-1로 앞서가면서 좋은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마무리 김원중이 어깨 통증으로 전날에 이어 등판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게임 후반 필승조 운영이 고민이었다.

롯데 벤치는 일단 정철원을 6회초 2사 1루에서 조기 투입했다. 정철원이 7회초까지 아웃 카운트 네 개를 실점 없이 잡아주면서 두산의 추격 흐름을 끊어놓을 수 있었다.



정철원 다음은 최준용이었다. 최준용은 8회초 마운드에 올라 1사 2, 3루 동점 위기에 몰렸지만 오명진을 유격수 직선타, 제이크 케이브를 1루수 땅볼로 솎아 내고 고비를 넘겼다.

그러나 최준용은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9회초 2사 2, 3루에서 두산 강승호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 스코어 3-3 동점이 됐다. 바뀐 투수 김상수까지 이유찬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으면서 3-4로 스코어가 뒤집혔다.

롯데는 이틀 연속 역전패의 악몽이 눈앞에 아른거리는 상황에서 저력을 발휘했다. 9회말 동점을 만든 뒤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심재민은 연장전에서 팀 승리의 발판을 놨다.   

심재민은 연장 10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두산 간판타자 양의지와 김재환을 연속 2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이닝을 종료시켰다. 11회초에는 선두타자 박준순이 내야 안타로 출루했지만, 박민준, 강승호, 이유찬을 내야 땅볼로 연이어 솎아 내고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롯데가 11회말 1사 1, 2루에서 이호준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를 거두면서 심재민은 2025시즌 첫승을 따냈다. 올해 처음으로 1군에 콜업된 날 승리투수가 되는 기쁨을 맛봤다.



심재민은 경기 종료 후 "오랜만의 1군 등판이었고, 저녁 경기도 익숙하지 않아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 쉽지 않았다"며 "연장 승부이고, 경기가 길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 있고, 과감하게 승부하는 것이 야수들을 돕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또 "11회초 상황을 돌아보면, 박찬형의 과감한 수비가 먼저 있었고 그 분위기를 이어 정훈 선배님의 선두타자 출루, 호준이의 끝내기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1994년생인 심재민은 2014년 KT 위즈에 신생팀 특별 지명으로 입단,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꾸준히 1군 좌완 불펜 요원으로 중용되면서 경험을 쌓았다. 2023시즌 중 롯데로 트레이드 된 이후에도 제 몫을 해줬다.

심재민은 다만 2024시즌을 어깨 부상 여파로 2군에서만 보내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도 지난 4월 중순부터 실전에 투입됐을 정도로 다른 투수들보다 페이스가 올라오는 속도가 늦었다.

심재민은 다행히 전반기 막판 1군에 합류,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콜업과 동시에 등판이 이뤄졌고, 팀의 전반기 3위 확정에 큰 힘을 보탰다. 지난 2023년 10월 16일 한화 이글스전 이후 632일 만에 1군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심재민은 "아직 첫 경기에 불과하다. 남은 시즌 잘 준비해서 1군에서 더 좋은 모습 팬 분들께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koreaec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