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 날까지 못 잊을 것 같다"…'데뷔 첫 끝내기' 이호준, 롯데 3위 확정 이끌었다 [부산 인터뷰] >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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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 2025-07-28 10:13

일반기사 "죽는 날까지 못 잊을 것 같다"…'데뷔 첫 끝내기' 이호준, 롯데 3위 확정 이끌었다 [부산 인터뷰]

기사입력 2025-07-10

작성자 김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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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 2년차 내야수 이호준이 '대형 사고'를 쳤다. 4시간이 넘는 혈투에 마침표를 찍는 끝내기 안타를 쳐내고 팀의 전반기 3위 확정을 견인했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롯데는 지난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팀 간 11차전에서 연장 11회 5-4 승리를 거뒀다.

전날 5-8 역전패를 설욕, 10일 전반기 최종전에서 연승과 위닝 시리즈를 노려볼 수 있게 됐다.

롯데는 이날 8회까지 3-1로 앞서갔다. 하지만 마무리 김원중이 어깨 통증 여파로 등판이 불가능한 가운데 8회초에 이어 9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최준용이 흔들렸다.

최준용은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9회초 2사 2, 3루에서 강승호에 동점 2타점 적시타를 맞고 고개를 숙였다. 바뀐 투수 김상수까지 이유찬에게 역전 1타점 적시타를 허용, 3-4로 스코어가 뒤집혔다.



롯데는 가까스로 9회말 동점을 만든 뒤 연장 승부에서 웃었다. 11회말 1사 1, 2루에서 이호준이 해결사로 나섰다. 이호준은 두산 강속구 사이드암 박치국을 상대로 프로 데뷔 첫 끝내기 안타를 때려냈다.


이호준은 1볼 1스트라이크에서 박치국의 3구째 146km/h짜리 직구를 공략했다. 몸쪽 낮은 코스로 들어온 공을 그대로 잡아당겼다. 빠른 땅볼 타구가 두산 1루수 강승호가 몸을 날렸지만 1루 베이스 옆을 스치며 외야로 흘러 갔고, 2루 주자 조세진이 홈 플레이트를 밟으면서 롯데의 승리로 승부가 막을 내렸다.

롯데는 이날 승리로 2025시즌 47승38패3무를 기록, 4위 KIA 타이거즈와 격차를 1.5경기 차로 벌렸다. 10일 전반기 최종전 결과와 상관 없이 3위로 올스타 브레이크에 돌입하게 됐다.

이호준은 경기 종료 후 공식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지금도 꿈만 같다. 아직도 정신이 없다"고 웃은 뒤 "끝내기 안타는 치는 순간 조금 애매했는데 코스가 좋았고 운도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솔직히 끝내기 안타를 치고 싶은 욕심이 많이 났다. 상상만 했던 순간이 오늘 왔다. 죽는 날까지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진짜 너무 긴장되기도 했지만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그런 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호준은 데뷔 2년차였던 올해 페넌트레이스 초반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김태형 감독이 지난해부터 꾸준히 주시했던 잠재력을 1군 무대에서 조금씩 보여줬다.

이호준은 5월까지 백업으로 24경기 타율 0.276(29타수 8안타) 3타점 OPS 0.934의 쏠쏠한 타격에 안정된 수비로 팀 내야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강한 어깨와 넓은 수비 범위, 신장 174cm, 체중 72kg의 크지 않은 체격에도 장타력까지 보여주는 등 기대 이상의 성장세를 뽐냈다.

이호준은 부상 여파로 지난 6월 9일부터 이달 2일까지 3주 넘게 1군에서 자리를 비우기도 했지만, 다행히 빠르게 컨디션을 회복했다. 전반기 막판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주면서 후반기 활약을 예고했다. 롯데도 이호준의 성장 속에 후반기 내야진 운영이 더 수월해졌다.

이호준은 "팀이 상위권을 계속 유지하고 있어서 너무 좋다. 후반기에는 기술적인 부분에서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koreaec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