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기사 분위기 좋았던 롯데, 전반기 최종전 개운치 못했다…김상수 부상 이탈 우려 [부산 현장]
기사입력 2025-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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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지난 1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팀 간 12차전에서 0-9로 졌다. 전날 연장 11회 혈투 끝에 이호준의 끝내기 안타를 앞세워 5-4 승리를 거뒀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롯데는 이날 한태양(2루수)~정훈(1루수)~빅터 레이예스(우익수)~전준우(좌익수)~유강남(지명타자)~전민재(유격수)~박재엽(포수)~조세진(중견수)~박찬형(3루수)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두산이 선발투수로 좌완 잭로그를 내세운 점을 감안해 우타자 박찬형을 제외하면 스위치 히터인 레이예스를 포함해 전원 우타자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투수는 우완 나균안이 마운드에 올랐다.
롯데는 선발투수 나균안이 6⅔이닝 9피안타 1볼넷 8탈삼진 4실점(3자책)으로 최소한의 역할은 다해줬다. 불펜이 앞선 9~10일 경기 때 소모가 컸던 상황에서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피칭을 해준 건 의미가 컸다.
하지만 롯데 타선이 힘을 쓰지 못했다. 잭로그에게 8회까지 4안타 3볼넷 무득점으로 꽁꽁 묶였다. 2회말 무사 1루, 3회말 1사 1루, 4회말 1사 1루, 6회말 무사 1루에서 병살타가 나오면서 잭로그의 기만 살려줬다.
문제는 9회초 수비였다. 롯데 벤치는 0-4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좌완 이영재를 이닝 시작과 함께 마운드에 올렸다. 이영재는 지난 9일 육성선수에서 정식선수로 전환, 1군 엔트리에 등록된 2006년생 좌완 고졸루키였다. 코칭스태프 입장에서는 부담이 적은 상황에서 프로 데뷔전 기회를 부여한 셈이다.
하지만 이영재는 선두타자 정수빈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스코어는 0-5까지 벌어졌고, 사실상 두산 쪽으로 승기가 완전히 기우는 모양새가 됐다.
롯데 벤치는 여기서 이영재에게 후속타자들과 승부를 맡기는 대신 베테랑 우완 김상수로 투수를 교체했다. 김상수가 지난 8~9일 연투를 했지만 9일 게임의 경우 한 타자만 상대한 점을 고려한 듯했다.
그러나 김상수 투입은 결과적으로 최악의 한 수가 됐다. 김상수는 이유찬에 중전 안타, 제이크 케이브에 볼넷을 내주면서 쉽게 아웃 카운트를 잡지 못했다. 양의지를 유격수 직선타로 처리하며 한숨을 돌린 뒤에는 박계범과 전다민에 연속 안타를 맞고 실점으로 이어졌다. 이어 오명진에 1타점 외야 희생 플라이, 강승호에게 2타점 2루타를 맞고 고개를 숙였다.스코어는 0-9까지 벌어졌다.
문제는 다음이었다. 김상수는 계속된 2사 2루에서 대타 김인태에게 초구 볼을 던진 뒤 왼쪽 다리를 부여잡고 통증을 호소했다. 결국 롯데 트레이닝 코치들에게 부축을 받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롯데는 급히 투입된 좌완 정현수가 9회초 남은 마지막 아웃 카운트 하나를 힘겹게 처리하고 길고 길었던 이닝을 끝냈다. 9회말 공격은 삼자범퇴로 끝나 전반기 최종전에서 영봉패로 고개를 숙였다.
롯데는 지난 9일 두산전 승리로 2025시즌 전반기 3위를 확정했다. 후반기 레이스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2012년 이후 13년 만에 올스타 휴식기를 3위 이내 순위로 마치는 기염을 토했다.
롯데는 2017시즌 페넌트레이스 최종 3위로 준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은 뒤 2018시즌부터 작년까지 7년 연속 '야구' 없는 가을을 보냈다. 올해 전반기는 분명 암흑기를 끊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하지만 전반기 최종전 패배는 되새겨 볼 부분이 적지 않았다. 상대 선발투수 잭로그의 호투와는 별개로 타선의 페이스가 떨어진 게 두드러졌다. 윤동희, 고승민, 손호영 등 부상으로 이탈한 주전 야수들의 공백이 올스타 휴식기 전 드러난 느낌이었다.
여기에 불펜에서 마당쇠 역할을 해줬던 김상수도 부상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오는 17일 후반기 레이스 시작 전까지 회복과 재정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koreaeconews.com